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중앙북스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람의 사랑으로 충만한 나비의 비행

 

  문예중앙 시선 46호는 제11회 지리산문학상을 수상한 박지웅 시인의 세 번째 시집『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이다. 첫 시집『너의 반은 꽃이다』, 두 번째 시집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간으로, 귀소의 열망, 자본의 도시를 향한 재기 넘치는 비판과 풍자, 예술 작품 창작에 대한 자의식 등을 지상에 추락한 천사의 목소리로 노래한 68편의 시를 총 4부에 걸쳐 수록하고 있다. 시집의 제목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는 ‘인연(人戀)’이라는 짧은 시의 한 구절이다. 흥분한 목소리로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말이 시가 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법이 없는 그의 차분한 목소리를 끝까지 다 들은 독자라면 자신에게 날아온 나비가 손가락을 꽃피우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손가락이 피었다 

                         - 「인연」 전문

 

  

늑대의 발을 가진 사람의 시

 

  시인은 손가락이 없는 자신의 손을 늑대의 발이라고 칭한다. 손가락이 없기 때문에 눈밭에 찍힌 그의 손바닥은 늑대 발자국을 닮았다. 그는 그 손을 감추고 살았다. “손가락이 없으면 주먹도 없다 주먹이 없으니 팔을 뻗을 이유가 없다 한 팔로 싸우고 한 팔로 울고 한 팔로 사랑을 붙들”(「늑대의 발을 가졌다」)어 온 것이다. 시인이 바란 것은 “두 주먹 꼭 쥐고 이별해보는 것, 해바라기 꽃마다 뺨을 재어보는 것, 손가락 걸고 연포 바다를 걷는 것, 꽃물 든 손톱을 아껴서 깎는 것, 철봉에 매달려 흔들리는 것, 배트맨을 외치며 정의로운 소년으로 자라는 것”이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삶이다. 시인은 그런 삶을 살지 못했다. 손가락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앞발을 쿡쿡 찍으며 늑대의 발로” 시를 썼을 것이다. 늑대의 발로 쓴 현실의 시는 슬프다. 그래서 “꿈에 단골집 하나를 마련”하고 “남은 팔을 자주 꿈속에 집어넣”(「심금」)는다. 시인은 자신의 손가락이 어머니의 검은 우주를 떠돌고 있다 하였으므로 그곳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엄마”(「우리 엄마」)인 엄마가 만들어준 “팥죽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곳이리라. 하지만 그곳은 기억 속에서나 존재하는 회귀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다. 그래서 현실 속의 그의 늑대는 굴러 오는 공을 맞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볼링 핀(「스트라이크」)으로, “생명의 사각지대”에서 쥐 또는 새로 있다가 생명이 종결된  박쥐(「박쥐와 사각지대)」로 변이되어 비인(非人)의 세계를 펼친다.   

 

 

유쾌한 사후 세계

 

  시인의 늑대가 겪은 슬픔은 다시는 땅으로 다가갈 수 없는 터널의 슬픔과도 같다. 「터널」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원래 땅에는 오로지 땅뿐”이었는데 속을 파내면서 “땅에 눈이 생”기면서 “땅이 비로소 어둠을 본 것이다”, “땅에 안팎이 생기고 / 땅은 땅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라고 노래한다. 터널 안이 시인의 내면이고 터널 밖이 이 세계라면, 터널 안에서 시인은 이미 귀소의 열망을 이룰 수 없음을 알고 터널 밖으로 나온 셈이다. 그곳은 “먹고 먹히는 어른들의 세계”(「좀비극장」)다. 죽음이 생명을 잡아먹는 세계다. 아버지들이 “퇴직금도 없이 쫓겨나는” “먹이의 세계”다. 우리가 부를 때 그 4월에 “묵음”인 채로 “침대에 누워 어둡고 컴컴한 꽃이나 피”(「불타는 글자들」)우는 국가의 세계다. 창궐하는 슬픔에 감염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세계다. 그런데 시인은 이 사후 세계가 유쾌하다고 한다. 희망을 갖고 사느니 슬퍼서 죽은 뒤에 다시 살아난 좀비의 세계가 훨씬 건강하기라도 하다는 듯이. 이것은 풍자다. 희망이 없는 슬픈 풍자다. 희망이 없기에 슬픔이 질척거리지 않는다. 슬픔이 유쾌해진다. 이런 체험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청동을 두드리는 낭만주의자의 슬픔

 

  귀소의 열망을 품었으나 이룰 수 없고, 이승보다 유쾌한 사후 세계에서 살아야 하는 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라않지 않는 말”의 가치를 신뢰한다. 바로 예술의 길이며, 그에게 예술은 청동 속의 나비를 불러내는 일이다. 방법은 망치로 청동을 두드리는 것, 청동 저편에 묻힌 심장이 따뜻해질 때까지 청동을 두드리는 것이다. “비로소 한 줌의 청동도 남아 있지 않은 곳에서 한 올 한 올 핏줄이 새로 몸을 짜”면 “그 푸른 청동의 무덤 위에 나비 하나 유연하게 내려앉는”(「망치와 나비」)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 손가락이 피었다”(「인연」)와 비교하면 사라진 청동은 시인의 사라진 손가락과 겹치고 나비가 내려앉은 무덤은 시인의 빈 손가락과 겹친다. 나비는 청동의 소멸 이후, 사후의 세계에서 날아왔다. 그리고 이곳은 이승의 세계이다. 시인에게 이승은 귀소 불가능한 곳을 꿈꾸는 세계, 죽음의 도시 외에 “사람을 먹고 자라는 상상의 동물”(「이승의 일」)인 “오해”가 있는 곳이다. 사람을 먹고 자라므로 오해는 좀비 같은 것이다. 이곳에서 시인이 깨달은 건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 시집 속에서 이승의 계절은 대체로 봄이다. 봄은 죽은 것들이 되살아나는 좀비의 계절이다. 따라서 봄은 “이후”의 세계이다. 이후가 죽음 이후의 세계라면 ‘너머’는 이후마저도 초월한 세계이다. 그는 나비를 통해 “너머에 있는 꽃들의 말을 배웠으나 이 땅에서는 써볼 도리가 없고 알아먹을 귀도 없”(「이후」)다. 그리하여 그는 “오해”가 있는 이곳으로 “사랑만은 돌아오지 마라”라고 읊조린다. 그러니 그에게 사랑은 만지고 싶지만 만질 수 없는 것이 되고 만다. 따라서 그의 시는 “불행 없이는 울리지 않는 악기”(「심금」)의 소리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고 싶을 때 / 기댈 곳이 꿈밖에 없었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러나 이제 그 꿈은 귀소 불가능한 동경의 꿈이 아니다. “한때 삶을 수리하려 꿈을 들락거리기도 했으나 / 태어난 일도 실은 일어나지 않은 꿈……꿈은 나의 생가, 내가 머무르고 자란 진실한 모국 / 나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一層”이다. 손가락의 결핍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몸이 손가락의 결핍을 따르는 방식으로 출생을 꿈으로 지워버리고 그 꿈의 처소만 남겨둠으로써 스스로 꿈과 꿈을 오고 가는 나비가 된다. 망치로 청동을 두드리는 행위는 결국 스스로 나비가 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나비가 된 시인은 “구름과 목련이 있는 폐가”로 날아간다. 그 비행 허가증은 “신이 발행한 화폐”이며 그것은 만지고 싶은 것을 만질 수 없는 인연(人戀)의 “슬픔뿐”이다. 

 

  군더더기 없는 멸망을 지나 푸르러지는 목련의 이름으로 

  나는 푼돈처럼 주머니 속에 넣어둔 시를 꺼내 읽는다 

  누가 이 슬픔의 관객이 되겠는가 

 

- 「구름과 목련의 폐가를 낭송하다」부분

 

  해설을 맡은 고봉준 평론가는 “박지웅의 시는 ‘결핍’을 문학적 동력으로 삼는데, 가계(家系)를 중심으로 그곳-유년과 지금-성년의 세계를 대비시킬 때 그의 낭만주의는 이상적인 것이 되고, 생태적 질서와 자본의 도시를 대비시킬 때 그의 시는 비판적인 것이 된다. 그리고 사물/세계와의 만남에서 촉발되는 새로운 발견, 혹은 예술적 창작 일반에 대한 자의식을 드러낼 때 미학적인 것이 된다. 그의 시 세계는 이 들 세 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건축물이다.”라고 평했다. 

 

 

시인의 말

 

물방울 속으로

나비가 들어갔다

 

당신을 찾느라고

 

이 모두

그곳에서의 일이다

 

 

책 속으로  

 

물 한 방울 없이 새로운 종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탕, 탕 망치로 나비를 만든다 청동을 때려 그 안에 나비를 불러내는 것이다

 

청동은 꿈틀거리며 더 깊이 청동 속으로 파고들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망치는 다만 두드려 깨울 뿐이다 수없는 뼈들이 몸속에서 수없이 엎치락뒤치락한 뒤에야 하나의 생은 완전히 소멸하는 것

 

청동을 붙들고 있던 청동의 손아귀를 두드려 편다 청동이 되기까지 걸어온 모든 발자국과 청동이 딛고 있는 땅을 무너뜨린다

 

그러자면 먼저 그 몸속을 훤히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단단한 저편에 묻힌 심장이 따뜻해질 때까지, 금속의 몸을 벗고 더없이 가벼워져 꽃에 앉을 수 있을 때까지 청동의 뼈 마디마디를 곱게 으깨고 들어가야 한다

 

탕, 탕

짐승처럼 출렁이던 무거운 소리까지 모두 불러내면 사지를 비틀던 차가운 육체에 서서히 온기가 돌고 청동이 떠받치고 있던 청동의 얼굴도 잠잠하게 가라앉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두드리면 청동은 펼쳐지고 그 깊숙한 데서 바람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금속 안에 퍼지던 맥박이 마침내 심장을 깨우는 것이다

 

비로소 아 비로소 한 줌의 청동도 남아 있지 않은 곳에서 한 올 한 올 핏줄이 새로 몸을 짜는 것이다 그 푸른 청동의 무덤 위에 나비 하나 유연하게 내려앉는 것이다

 

--「망치와 나비」 전문

 

 

그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이후, 한 팔을 잃은 연주자는

남은 팔을 자주 꿈속에 집어넣었다

악몽에 자꾸 손이 갔다

도로에 떨어진 팔을 찾아

꿈의 꿈속까지 들어가 뒤졌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고 싶을 때

기댈 곳이 꿈밖에 없었다

가끔 새소리를 좇다 기묘한 길로 들어섰다

꿈의 밑바닥에서 자란 넝쿨을 타면

나뭇잎에 붙어 있던 새소리가

까마득한 아래 소리의 묘지로 떨어졌다

한 손으로 팔의 무덤을 헤치자면

여지없이 땔감보다 못한 썩은 팔이 나왔다

그렇게 한참 끌어안고 있으면

죽은 팔이 마음속으로 밀려들었다

하룻밤 하룻밤 또 하룻밤

마음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모아

만질 수 없는 것을 만들었다

이제 숨을 불어 넣자 가늘게 소리가 눈을 떴다

연주자는 없는 팔로 악기를 들었다

불행 없이는 울리지 않는 악기가 있다

 

--「심금(心琴)」 전문

 

 

눈밭에 찍힌 손바닥이 늑대 발자국이다

나는 발 빠르게 손을 감춘다

 

손가락이 없으면 주먹도 없다 주먹이 없으니 팔을 뻗을 이유가 없다 한 팔로 싸우고 한 팔로 울었다 한 팔로 사랑을 붙들었다

 

내가 바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두 주먹 꼭 쥐고 이별해보는 것, 해바라기 꽃마다 뺨을 재어보는 것, 손가락 걸고 연포 바다를 걷는 것, 꽃물 든 손톱을 아껴서 깎는 것, 철봉에 매달려 흔들리는 것, 배트맨을 외치며 정의로운 소년으로 자라는 것

 

내 손가락은 너무 맑아서 보이지 않는다, 내 손가락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여기서 시는 끝이다, 앞발을 쿡쿡 찍으며 늑대의 발로 썼다

아래는 일기의 한 대목이다

 

옷소매로 앞발을 감춘 백일 사진을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태웠다 뒤뜰로 가 간장 단지를 열고 손을 넣어보았다 손가락이 떠다니고 있었다, 고추였다, 뼈 없는

어미 자궁에 네 발의 총알로 박혀 있을 손가락들, 어미의 검은 우주를 떠돌고 있을 나의 소행성들, 언젠가는 무화과나무 위를 지나갈 것이다

손가락들이 유성처럼,

 

--「늑대의 발을 가졌다」 전문

 

 

피는 그의 유일한 산책로다

피는 이 어둠을 건너가는 가장 아름다운 지름길, 그는 다만 맛있는 피를 믿을 뿐이다

 

그는 신을 믿지 않지만 가끔 예배당에 들러 신의 근황을 듣는다 이곳으로의 산책은 늘씬한 목자가 인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빛이 지나치게 많은 곳이었으나 다행히 웅크리고 있으면 말씀은 잘 지나갔다

 

정말 신이 있다면 참 성가신 이웃이 되었을 것이다

 

한때 그는 부처를 따랐으나 지금은 자비심을 버렸다

자비는 새겨듣기에 좋았으나 불편한 것이었다

피도 살도 없는 이야기에 피 같은 시간을 낭비했다

 

이번 생은 지독히 운이 없다, 목자는 애인이 있다, 애인은 바나나처럼 매끈하고 차다

 

그는 쥐로 있다 혹은 새로 있다, 이것이면서 저것인 채 망설이다 종결된 생명의 사각지대

그는 궁금한 곳마다 혀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깨달은 바, 가장 비참한 것은 희망보다 오래 사는 것

추억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는 불행해진다

희망은 가장 나중에 죽는다고 떠들던 자는 죽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그는 다만 맛있는 피를 믿을 뿐이다

새를 먹고 몸이 가벼워진 뒤로 이 생에 더 바랄 것은 없다

 

아무것도 없다, 살고 있다는 것은

 

--「박쥐와 사각지대」 전문

 

 

신이 내게 발행한 화폐는 슬픔뿐이다 

수많은 가게를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누군들 상처를 받고 싶겠는가 

당신은 몇 번 위조한 흰 꽃을 내 머리에 뿌렸다 

불분명한 흐린 목소리로 나는 시를 읊는다 

당신이 내 목에 흰 벽을 바르고 젖은 지붕을 얹었는가 

목구멍에서 시가 아니라 백골이 된 구름이 올라온다 

나는 어쩌다 슬픔을 독차지하는 일자리를 얻었나 

내가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림자들을 더 고용해 슬픔에 구애했다 

시는 쓰디쓴 생에 내는 술값이겠거니, 내가 쓰리라 했다 

내가 당신의 맨 앞자리에 앉아 슬픔을 필기할 때 

당신은 구름과 목련의 폐가가 있는 산마루를 가리켰다 

발목에서 뒷덜미까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저 멸문을 써라 

제 전부를 망치는 곳으로 가는 구름의 이름으로 

군더더기 없는 멸망을 지나 푸르러지는 목련의 이름으로 

나는 푼돈처럼 주머니 속에 넣어둔 시를 꺼내 읽는다 

누가 이 슬픔의 관객이 되겠는가 

 

--「구름과 목련의 폐가를 낭송하다」 전문

 

박 지 웅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오래된 한옥의 다락방에서 시를 읽고 쓰며 청년시절을 보냈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나왔다. 2004년 《시와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즐거운 제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수혜, 201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다. 시집으로 『너의 반은 꽃이다』(2007, 문학동네)와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2012, 문학동네)가 있고, 공저로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등이 있다. 어린이를 위한 책 『헤밍웨이에게 배우는 살아 있는 글쓰기』, 『모두가 꿈이로다』, 『꿀벌 마야의 모험』 등을 쓰거나 옮겼다. 제11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현재 도서출판 호미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paon77@hanmail.net

1부

 

망치와 나비 

나비평전 

빗방울 장례식 

심금心琴 

늑대의 발을 가졌다

별방리 오로라 

활활 

은어밥 

팥죽 한 그릇 

우리 엄마 

어깨너머라는 말은 

서큐버스 

안녕을 안경이라 들을 때 

스트라이크 

나는 나는이라는 셀카를 찍는다 

노을다방 

인연人戀

 

2부

 

좀비극장

박쥐와 사각지대 

타인의 세계 

불타는 글자들

꽃들 

습작 

물금역 필름 

안개의 식생활 1-여자 

안개의 식생활 2-춤추는 문 

안개의 식생활 3-덫

안개의 식생활 4-미식가 

망자의 동전 

터널 

슬픔은 혀가 없다 

옆이 없다 

즐거운 고국

이승의 일

이후

 

 

3부

 

제3의 눈 

눈 안의 입술 

라일락을 쏟았다 

고래민박 

먹이의 세계 

극적인 구성 

그 영혼에 봄을 인쇄한 적 있다 

그 사람을 내가 산 적 있다 

아버지와 스타크래프트를 

일요일 아침 아홉시에는 

지도에 목욕탕이 없다 

유다의 숲 

존엄한 이별 

종이 위로 한 달이 지나갔다 

청춘 

30cm 

 

4부

 

없는 방 

주점 여로에서 

로그인 

비손 

꿈에 단골집 하나 있다 

그 집을 오랫동안 베었다 

엉거주춤한 인어들의 저녁 

금요일의 홍대 그 달콤한 전구들 

야설 

봄날의 대국 

목련야구단 

출전 

양의 탈 

검은 시 

손 안의 날씨 

고래와 함께 걸었다 

구름과 목련의 폐가를 낭송하다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