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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인문/사회/종교]

당신이 알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흔히 빨간 색을 화려한 색, 눈에 잘 띄어 이목을 집중시키는 색으로 생각한다. 평소 수수해보이던 사람도 빨간 옷을 입으면 활기차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도 일면 사실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빨간 옷을 걸쳤을 때 무채색의 옷을 입었을 때보다 더 매력적으로 비칠까?

미국 로체스터대학 엘리엇 연구팀은 남녀 대학생 27명을 대상으로 배경 색만 다른 똑같은 여성의 사진을 제시한 뒤 어느 쪽이 매력적인지 판단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빨간 색 배경의 여성이 흰 색 배경의 여성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동일 인물이더라도 배경 색이 빨간 색일 경우 성적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를 얻은 것이다. 

이렇듯 《빨간 옷을 입으면 왜 인기가 많아질까?》는 최신 심리실험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궁금했지만 정확한 실체는 모르는 심리 이론과 인간 행동의 근간을 파헤친 책이다. 착시현상, 고정관념, 의지력, 공격 본능, 무의식 조작 등 미디어를 통해 잘못 알려진 모든 심리상식들을 여지없이 깨부수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검증을 마친 심리학적 기제들을 하나씩 소개한다. 착용한 옷의 색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 뇌 활성도와 학습 효과의 연관성, 부정적 사고가 일의 성패에 미치는 영향, SNS상의 감정 조작 실험 등 책에서 소개한 실험들은 하나같이 일상생활과 깊게 관련된 주제들이다. 잡지나 방송에 흔히 등장하는 심리학 이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그런 이론이 어떤 배경을 통해 탄생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준다. 

책을 통해 실험심리학의 역사상 주목할 만한 심리실험들을 자세히 아는 것은 물론, 그간 통용되어온 심리학적 편견을 깨고 타인과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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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엘리엇의 연구팀은 다른 피험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빨간색 배경과 초록색 배경을 비교하거나, 빨간색 배경과 파란색 배경을 비교해 보았다. 배경 색의 조합이 다양해졌을 뿐 실험 방식은 완전히 동일했다. 그 결과 빨간색이 매력도를 월등히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증명되었다. 빨간색 배경의 여성이 초록색이나 파란색 배경의 여성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며, 남성들로 하여금 더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 과학 논문을 근거로 ‘빨간 옷을 입으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주장이 널리 퍼졌다. 

- pp.20-23, 빨간 옷을 입으면 정말 인기를 끌 수 있을까? / 성적 매력을 높이는 빨간색의 힘

 

실험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두 명의 타깃 여성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뚱뚱한가?’라는 질문이 주어졌을 때는 에빙하우스 착시 현상이 명확하게 일어났다. 즉 자신보다 뚱뚱한 여성들 사이에 선 타깃 여성은 대비 효과 덕분에 날씬해 보이고, 자신보다 날씬한 여성들 사이에 선 타깃 여성은 뚱뚱하게 보인 것이다. 하지만 ‘타깃 여성 두 명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가?’를 판단할 때는 그런 착시 효과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즉 어떤 사람에게 둘러싸이든 타깃의 매력도는 항상 일정했던 것이다. 

타인이 본 타깃 여성의 몸매는 착시 효과 탓에 확실히 변했다. 그러나 매력도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착시 효과 덕분에 좀 더 날씬하게 보인다고 해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착시 효과 탓에 좀 더 뚱뚱해 보인다고 원래 지닌 매력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피험자의 성별을 바꾸어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피험자의 성별을 바꾸어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 pp.46-47, 소개팅에서 퇴짜 맞는 진짜 이유 / 착시 현상으로 어디까지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가에 가져가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이거나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톡톡 두드리기도 한다. 바로 여기에 열쇠가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고 싶다면 상대방과 똑같은 행동을 하면 되는 것이다. (…) 여기에 긍정적인 태도를 더하면 효과가 커진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처음에는 그저 의식적으로 상대방과 눈을 맞추거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한발 더 나아가 미소를 유지하되, 기회가 닿을 때 상대방을 가볍게 만지면 더 좋을 것이다.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말이다.

- pp.63-64,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호감을 사는 방법 / 심리학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법

 

네이마르는 발을 움직일 때 뇌를 최소한으로 활성화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프로 축구 선수, 그 다음이 축구 선수는 아니지만 몸을 많이 사용하는 수영 선수였다. 반면 일반인은 뇌 활동이 가장 활발했을 뿐 아니라 활동 부위가 여러 영역에 걸쳐 나타났다. (…) 즉 축구를 잘하고 몸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그에 할애되는 뇌의 활동은 줄어든다. 다시 말해 특출한 사람의 뇌는 그 활동에 꼭 필요한 부분만을 효율적으로 활성화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지만 굳이 말하자면 ‘뇌가 활성화되지 않을수록’ 실력이 뛰어난 것이다. 바꿔 말해 ‘어떻게 뇌를 활성화하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기술 습득, 특히 좀 더 정교한 기술을 익히는 데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pp.83-84, 똑똑해지고 싶다면 머리를 많이 쓰지 마라 / 두뇌 활동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이 책에서는 평소 자신감 넘치는 교사보다 자신감이 없는(부정적 사고를 가진 예) 교사가 수업 준비를 더 꼼꼼히 하고 다수의 의견을 경청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말한다.

또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며 생활하면 실제로 인생에 행복한 일이 생겼을 때 그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흥미로운 반론도 소개되어 있다. 즉 부정적으로 살아 온 사람은 예기치 못한 행복을 마주쳤을 때 긍정적으로 살아 온 사람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게다가 ‘행복감이 강한 피험자는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연구 결과도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긍정적인 사고에도 함정이 존재하며, 결코 만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 p.101, 긍정적인 사고로 정말 인생이 바뀔까? / 생존에 꼭 필요한 부정적인 사고

 

이쯤에서 놀라운 사실을 밝히겠다. 사실 서브리미널 컷은 날조된 이야기였다. 비카리가 1957년에 서브리미널 효과를 발표한 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62년에 자신의 말이 거짓이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비카리는 당시 자신이 경영하던 광고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고민하다가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 서브리미널 컷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 출발점 자체가 날조였기 때문에 서브리미널 컷을 두려워하는 현상은 매우 우스워져 버렸다. 서브리미널 컷은 효과가 없다. 그 이야기 자체가 거짓이니까.

이것으로 끝난다면 간단하겠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후 비카리의 이야기가 부분적으로는 재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심리실험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 pp.118-119, 인간의 잠재의식을 조작할 수 있을까? /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기극

 

인간의 기억에는 ‘확신도’라는 개념이 있다. 확신도란 그 기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척도를 말한다. 기억 실험에서는 종종 피험자에게 기억의 정확성에 대한 자신감, 즉 확신도를 함께 묻는다. 언뜻 생각하면 확신도가 높을수록 그 기억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높을 것 같다. 범죄 현장에 있던 목격자가 “틀림없이 그 사람이 범인이야!”라고 말한다면, 지칭받은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심리실험에서는 이러한 확신도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 이러한 오해가 원죄(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낳는 토양이 되고 있다. 

- pp.199-119, 사람은 왜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할까? / 신빙성이 떨어지는 목격자 증언

 

피험자가 올린 부정적인 게시글의 수에서도 이와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타인의 긍정적인 게시글이 줄어든 피험자는 더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렸고, 타인의 부정적인 게시글이 줄어든 피험자는 더 긍정적인 게시글을 올렸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만약 정부가 명확한 의도 하에 페이스북을 조작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두렵다.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조종하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 pp.218-219, SNS에서 여론을 조작할 수 있을까? / SNS에서 여론 조작이 가능할까?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은 의지 자체가 심리학계에서는 매우 위태로운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의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의지를 바탕으로 행동을 선택한다’거나 ‘의지를 굳건히 한다’거나 ‘의지가 약해서 살을 뺄 수가 없다’는 식의 말에 매우 회의적이다. (…) 의지를 가진 시점에서 행동은 이미 결정이 끝난 상태다. 의지의 힘으로는 행동을 바꿀 수 없으며, 행동은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다. 의지는 행동의 뒤를 쫓아가는 착각으로 실동적인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란 ‘행동의 주체는 자신’이라는 착각에 불과하다.

- pp.258-259, SNS에서 여론을 조작할 수 있을까? / 모든 것은 사전에 결정되어 있다

 

 

지은이 세노 다케하루(妹尾武治)

 

규슈대학교 고등연구원 및 예술공학연구원 조교수. 호주 울런공대학교 객원연구원. 도쿄대학교 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심리학) 수료. 심리학 박사. 전공은 지각심리학이지만, 심리학 전반에 대해 두루 연구해왔다. 현재, 백션(vection, 반대편 전차가 움직이면 자신이 탄 멈춰 있는 전차도 움직인다고 느끼는 현상)을 주제로 연구 중이다. 이 책에서 그는 검증된 심리실험을 기반으로, 세상을 떠도는 심리학적 속설들의 진위를 밝히고 있다. 책을 통해 독자들이 심리학의 과학적 타당성을 깨닫고 심리학 본연의 모습을 깨닫게 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지은 책으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두뇌 심리학》 등이 있다.

 

 

옮긴이 황세정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일본어 번역과 석사를 취득했다. 취미 삼아 시작한 일본어에 푹 빠져 번역가의 길을 선택했다. 번역서 같지 않다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기며 오늘도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1,2,3》《 아시아력》《 뇌 스트레스를 없애는 생활법》《 왜 옷을 잘 입는 남자가 일도 잘할까 등》이 있다.

머리말  인간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

 

Prologue  빨간 옷을 입으면 정말 인기를 끌 수 있을까? - 심리학이 가르쳐주는 연애의 정석

‘빨간 옷이 인기 있다’는 말은 심리학적으로 맞다 | 성적 매력을 높이는 빨간색의 힘 | 빨간색을 연애에 활용하려면 | ‘평균치의 과학’이라는 심리학의 딜레마 | 자기보다 키가 5~10센티미터 작은 여자를 꼬셔라? | 검증된 심리실험이 실생활에서 안 통하는 이유 | 심리학의 과학적 재미를 어떻게 찾을까?

 

Chapter 1 소개팅에서 퇴짜 맞는 진짜 이유 - 에빙하우스 착시

소개팅에 나보다 뚱뚱한 친구들만 데려간다면 | 날씬한 여성이 매력적인 여성일까? - 몸매와 매력도의 상관관계 | 착시현상으로 어디까지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 | 남성이 선호하는 날씬함이란? | 착시효과만으로 속마음까지 속일 수는 없다

 

Chapter 2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호감을 사는 방법 - 표면적 친절 이론

심리학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법 | 유흥업소에서 검증된 심리학 기법 | 노력의 효과를 검증한 심리실험 |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가장 쉬운 방법 | 호감을 얻는 데도 지름길이 있다

 

Chapter 3  똑똑해지고 싶다면 머리를 많이 쓰지 마라 - 뇌의 활성화

두뇌 활동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 뇌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뇌를 활성화하라 | 수상한 심리학이 넘쳐나는 텔레비전 | 심리 프로그램에 속지 않으려면 

 

Chapter 4 긍정적인 사고로 정말 인생이 바뀔까? - 부정적 사고의 효능

부정적인 사고는 백해무익할까? | 부정적인 사고의 매력 | 긍정적인 상상이 결과를 망친다? | 생존에 꼭 필요한 부정적인 사고 | 약점을 무기로 삼아라 | ‘인기 가수’는 목표가 될 수 없다 

 

Chapter 5 인간의 잠재의식을 조작할 수 있을까? - 서브리미널 효과

모두가 믿고 있는 서브리미널 효과 |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기극 | 실험으로 밝혀진 진실 | 무의식을 조종해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법 | 서브리미널 컷으로 특정 브랜드를 잔뜩 사게 할 수 있다? | 소금사탕을 이용한 흥미로운 실험

 

Chapter 6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 혈액형별 성격 진단

혈액형별 성격 진단의 역사 | 나라마다 다른 혈액형 비율 | 과학적 연구 vs. 사람들의 맹신 | 객관적인 데이터로는 인간의 신념을 바꿀 수 없다 | 혈액형별 성격 진단을 부정하는 결정적인 논문 | ‘흰색 까마귀는 없다’는 명제는 증명할 수 없다 | 다다모 박사의 혈액형별 다이어트법 | 돈이 되는 혈액형별 성격 진단

 

Chapter 7  선두 타자의 파울이 승패에 미치는 영향 - 데이터를 부정하는 확증 편향

스포츠 경기에서 ‘위기의 순간’이 과연 존재할까? | ‘머피의 법칙’이 지닌 심리학적 오류 | 눙구 경기에도 ‘흐름’이 있을까? | 농구에서 연속 네 번 슛을 성공시킬 확률 | 선두타자의 볼넷이 경기에 미치는 경향 | 인간은 착각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 경기 해설이 과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

 

Chapter 8 사람은 왜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할까? - 목격자 증언의 부정확성

인간의 뇌는 상황에 따라 기억을 바꿔 버린다 | 중요한 일은 반드시 메일로 남겨라 | 진실로 둔갑해 버리는 인간의 오기억 | 기억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 이유 | 마인드컨트롤은 간단하다? | 신빙성이 떨어지는 목격자 증언 | 인간의 뇌는 변화에 취약하다 | 말로 표현할수록 정확한 기억을 잃어버린다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 원죄 사건의 75퍼센트는 목격자 증언이 원인 | 오기억에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

 

Chapter 9 SNS에서 여론을 조작할 수 있을까? - 라벳의 자유의지 실험

페이스북을 이용한 감정 조작 실험 | SNS에서 여론 조작이 가능할까? | 친구 수와 뇌 크기의 관계 | 여성 이름의 허리케인이 더 큰 피해를 입힌다? | 성공하고 싶다면 의지 대신 무의식을 정비하라 | 광고가 인간의 무의식에 끼치는 영향 | 인간의 행동마저 변화시키는 브랜드 이미지 | 태양이 눈부시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 뫼르소는 이치에 맞는 살인을 했다 | 밝은 표정을 지으면 기분도 밝아진다 | 자유의지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가? | 인간의 의지를 부정하는 놀라운 실험 | 모든 것은 사전에 결정되어 있다 |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불가능한 이유

 

Chapter 10 심리학은 과학이 아니다? - 재현율이 낮은 심리실험

재현이 불가능하다면 과학이 아니다 | 39퍼센트밖에 재현하지 못한 심리학 실험 | 심리실험은 왜 재현율이 낮을까? | 실험자의 긍정적 편향·| 심리학 논문을 그대로 믿지 마라

 

맺음말  심리학의 매력이 전해졌기를 바라며

참고문헌

인간 행동의 비밀을 밝힌 놀라운 심리실험 

 

199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시티 헌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 전역에 방송되던 도중 이 애니매이션이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제작 스태프가 장난으로 영상에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이비 종교 교주의 모습을 몰래 섞어 내보낸 것이다. 서브리미널 컷, 즉 의식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방영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짧은 장면을 삽입하면 이를 본 사람의 행동이 크게 달라진다는 속설의 영향으로 이 사건은 뉴스에 여러 차례 보도될 만큼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장난을 친 당사자는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처벌받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전제가 된 서브리미널 컷의 효과, 즉 잠재의식을 조종해 인간을 세뇌시킬 수 있다는 이론은 정말 사실일까?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순간에 제시된 교주의 이미지가 대중을 그 종교에 빠져들게 할 만큼 효과가 있을까?

책에서는 이런 서브리미널 컷의 기원과 함께 이것이 과연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한 심리실험을 소개한다. 즉, 인간의 잠재의식을 어디까지 조작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실험이다. 또한 현대인의 일상이 되어버린 SNS에서 무의식 조작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을 조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도 소개한다. 실험 결과, 뉴스피드에 보이는 타인의 게시글이 긍정적일수록 본인 역시 긍정적인 게시글을 올리며, 반대로 타인의 부정적인 게시글이 많을수록 본인 역시 부정적인 게시글을 올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인간 행동의 대부분은 실은 자신의 자유 의지보다 무의식에 따라 결정되며, 의지를 통제하기보다 무의식을 이해하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편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실험에 기반을 둔 이런 심리 이론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법, 대인관계 개선 요령 등 실용적인 팁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내 마음인데 왜 내 마음대로 안 될까?

-의지 대신 무의식을 정비하라 

 

저자는 이와 함께 인간의 자유 의지와 기억, 신념 등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다. 50여 년 이상 진화되어 온 여러 심리실험을 통해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의지가 아닌 무의식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가 철썩같이 믿고 있는 기억 역시 뇌가 만들어낸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 

대표적인 실험이 캘리포니아대학 생리학?신경학 교수 베저민 리벳이 진행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리벳은 신체 운동시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해 인간의 의지가 뇌를 움직여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생기기 전에 뇌가 먼저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과학의 발전으로 더 정교한 기술을 이용해 동일한 실험이 수차례 진행되었는데, 그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즉, 인간의 의지란 착각에 불과한 것으로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애초에 전혀 없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 역시 마찬가지다. 발달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 피아제는 두 살 무렵 유괴를 당할 뻔했지만 현장에 있던 유모의 도움으로 위험한 순간을 피했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열 다섯이 되던 해에 유모로부터 그 기억이 유모 자신이 지어낸 거짓 이야기이라는 고백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즉 두 살 무렵에 유괴당할 뻔한 사실은 완전한 ‘오기억’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기억이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후 여러 차례의 실험에 의해 밝혀졌다. 유년 시절 미아가 될 뻔한 기억(실제는 일어나지 않은)은 물론 범죄 현장에 대한 목격자 증언까지 실험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심리실험을 통해 증명된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의지와 기억이 이렇듯 불완전하다는 점을 낱낱이 밝히며, 이를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일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역이용할 수도 있음을 설명한다. 기억의 조작을 통해 편식 등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심리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심리실험들을 단지 지식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심리실험들이 자본주의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남용?왜곡되고 있으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이렇듯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잘못된 심리학을 어떻게 선별하고 또 어떠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한다. 

먼저 저자는 심리실험으로 증명된 여러 심리학적 이론들이 일상생활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음을 명시한다. 심리학, 특히 연구 조사를 통해 결론을 내는 실험심리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평균치의 과학’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적용할 시에는 당사자의 개인적 특성과 외부 환경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중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심리 이론들을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짧은 시간 안에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는 대중매체의 특성상, 일상에 적용되는 심리학적 이론들을 제대로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며 불가피하게 확대 포장되어 소개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학을 우리 일상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평균치의 과학이라는 심리학의 태생적 특성을 이해하는 한편, 어떤 이론을 대하든 본인 스스로 의심하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그런 유연한 자세야말로 심리학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태도이며, 이런 자세로 심리상식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심리학의 진정한 가치와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