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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구글차이나 사장, 중국 스타트업계 대부

생의 정점에 선 그가 말기 암 선고를 받고 깨달은 것들

 

‘컬럼비아대학 컴퓨터과학학부 최우등 졸업, 애플 연구개발 임원,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구글 차이나 사장, 

이 책은 젊은 나이에 이미 남부러워할 만한 최고의 경력을 거머쥐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수천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중국 최고의 청년 멘토 리카이푸가 생의 정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깨달은 것들을 담은 체험적 에세이다. 

세계 최고 IT기업을 두루 거쳐 중국 스타트업계 대부로 자리매김한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에서 뜻밖에 림프종 4기 판정을 받게 된다. 결국 그는 손에 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힘겨운 항암치료를 받으며 생사를 오가는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평균 수면 시간이 하루 5시간일 만큼 성공을 좇아 살아온 그였지만 암이란 큰 병을 계기로 전혀 다른 인생관을 갖게 된다. 힘겨운 항암치료 과정과 그 시간 동안의 깨달음 등을 SNS를 통해 많은 이에게 전하기 시작했고, 그의 진솔한 글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책은 힘겨웠던 치료기간과 당시 얻은 깨달음, 가장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그의 생각, 행복을 위한 진정한 자기 관리, 가족이 주는 의미 등을 총 5장에 걸쳐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기적적으로 회생해 일선에 복귀한 그는 투병기간을 회상하며 “암은 절망이 아니라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라고 회상한다.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고도 보다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본문 미리보기 

 

예전에 나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여겼다. 아니 남은 시간을 헤아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이 연설 준비만 마치면, 이 인터뷰만 다하면, 이 투자건만 마무리하면, 그들과 함께할 수 있으리라 착각했다. 내게는 이런 일들이 평범하고 사소한 일보다 훨씬 중요했다. 하지만 고작 백 일의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허튼 것만 좇고 있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대신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거품을 좇고 있었던 것이다.

- p 67, 내게 남은 날이 백 일이라면 

 

스티브 잡스는 “죽음을 맞게 될 것을 기억하라(Memento mori)”라고 말했다. 지금도 나는 이 말을 매일 되새기며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선택인지를 곱씹는다.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떤 영광과 자부심, 고통과 두려움도 흔적 없이 사라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만약 무언가를 잃게 될 것이 걱정된다면 이 한마디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p.68-69, 내게 남은 날이 백 일이라면 

 

인생을 사는 동안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들은 정말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히 하되 삶에서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체험할 줄도 알아야 한다. 또한 사는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듯, 우연히 만난 여러 인연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의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이 세상을 모두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나의 기준으로 원인과 결과를 지레 판단해선 안 된다. 그리고 가끔은 심장에도 귀를 기울여 내면의 소리가 들려주는 지적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 p 81, 삶의 의미란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야 나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라는 말의 참뜻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사람 하나하나가 어떻게 다른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는 사람들이 내게 잘해주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며 오히려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을 비롯해 직장 동료, 멀리서 찾아와준 지인들, 나를 위해 기도해주며 내 아픔을 나누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내게 무슨 덕이 있어 이런 보살핌을 받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제 겨우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을 발견하기 시작했을 뿐인데 이 작은 변화 덕분에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감사하는 마음에 이런 신기한 힘이 있다는 걸 왜 진작 몰랐을까.

- pp.99-100, 내가 아닐 이유는 없다

 

몇 해 전, 친한 친구가 아내를 떠나보내고 내게 말했다.

“아내 유품을 정리하다 스카프를 하나 발견했어. 뉴욕에 함께 여행 갔을 때 산 거였는데 비싼 가격표가 그대로 붙어 있더라고. 마누라가 차마 아까워 가격표도 못 떼고 나중에 특별한 날 두르겠다고 기다렸나 봐.”

친구는 잠시 말을 멈췄고 나도 뭐라 대꾸하지 못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친구가 다시 말했다.

“좋은 걸 특별한 날 쓰겠다고 기다리지 말게. 자네가 살아 있는 매일이 특별한 날이니까.”

- p 117, 바로 지금 오늘이 가장 특별한 날이다

 

이전에도 나는 메신저 등을 통해 수많은 낯선 이에게 연락을 받곤 했다. 하지만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만남은 전혀 갖지 않았다. 업무가 되었든 사회적 공헌이 되었든 결과물이 분명하지 않으면 만날 가능성조차 두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을 달리 먹고 나니 예기치 않은 만남들이 오히려 내게 더 큰 선물을 가져다 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전해지는 기쁨은 훨씬 더 크다. 리안 감독도 출세작인 <와호장룡>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주먹을 꽉 쥐면 손안에 아무것도 없지만 손을 펴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네.”

- pp 133-144, 행운은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온다

 

건강관리와 일은 결코 충돌되는 개념이 아니다. 반드시 완전한 건강상태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평균에 이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인생을 길게 봤을 때 매일 몇십 분을 더 들여 운동하고 한 시간 더 잠을 자는 건 결코 낭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효율적으로 사는 것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매한가지로, 워커홀릭과 한가로운 백수 중에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없다. 지금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세상에 ‘이것 아니면 안 되는’ 절대적인 일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 pp 173-174, 자기 몸이라고 함부로 착취하지 마라 

 

요양을 하던 기간에 딱히 할 일이 없어지면서 나는 ‘요양(療養)’의 ‘양(養)’이란 글자가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기다리라는 뜻임을 깨닫게 됐다.

살다 보면 평소 믿는 가치관으로는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순간이 많이 찾아온다. 이를테면 내가 하루 종일 어머니와 함께 소파에 앉아 넋을 놓고 있거나, 주말 내내 가족들과 카드 게임이나 공놀이를 하는 것들 말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어머니의 치매 증세는 한 해가 다르게 심각해졌다. 지금 나는 어머니와 속 깊은 소통을 나눌 수 없지만 적어도 어머니 곁에서 함께 밥을 먹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작은 장난감들을 사드릴 수 있다.

- p 243, 어머니를 통해 깨달은 사랑의 윤회

 

‘아이들이 다 자라 대학까지 마치고 나면 나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만약 아이들이 외지에 살게 된다면 잘 해야 1년에 일주일 정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아내가 30년을 더 산다고 해도 30주밖에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만약 병세가 위중해져 이대로 세상을 떠난다면 큰애는 겨우 한두 번밖에 못 볼 수도 있다. 아니, 내 몸이 좋아진다고 해도 아이들이 일을 시작하거나 함께 살 남자가 미국에 있다면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1~2주 정도뿐일 것이다. 이제 나는 지난날의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나처럼 모든 것을 잃어버릴 뻔했던 기억이 없는 사람들은 이 조급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pp.265-267, 꿈을 향해 걸어가는 두 딸을 위해

 

 

리카이푸(李開復)

 

1961년 대만에서 태어났다. 컬럼비아대학 컴퓨터과학 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애플 연구개발 임원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랙티브 서비스 부문 부사장을 거쳐 구글 차이나 사장을 지냈다. 2009년 중국의 젊은 창업자들을 돕는 데 남은 인생을 투신하리라 마음먹고 베이징으로 건너와, IT창업지원 센터 창신공장(創新工場)을 설립했으며, 2013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수천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중국 최고의 ‘청년 멘토’로 활약하던 중,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에서 뜻밖에 림프종 4기 판정을 받았다. 결국 모든 일을 중단한 채 1년 7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며 생사를 오가는 나날을 보냈다.

성공과 명예를 좇아 분초를 다투며 살아왔지만 암을 계기로 그간의 인생관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후 웨이보를 통해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생각, 진정한 행복의 조건 등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것들을 전하기 시작했고, 그 글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현재 일선에 복귀해 전과 다름 없이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지만, 이전과 전혀 다른 관점의 가치 있는 삶에 대해 강연과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옮긴이 정세경

 

베이징영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싸이더스 픽쳐스에서 근무했다. 현재 중국어 출판전문 기획 및 번역가로 활동하며 에세이, 자기계발, 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느리게 더 느리게 2》 《너와, 그리고 잠 못 이루던 밤들》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들》 《사랑한다 고백을 받은 당신에게》 등이 있다.

머리말 뜻밖의 휴가 

 

1장 죽음은 벼락처럼 찾아온다

 

병원 침대에선 누구나 작아진다 

“유언장은 천천히 쓰십시오” 

죽음을 인정한다는 것 

림프종 4기 진단을 받던 날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을 찾기까지 

치료, 내 몸의 나약함을 깨닫는 과정 

암이 내게 준 선물 

 

2장 인생은 단 한 번뿐이기에

 

나를 보살피는 보이지 않는 힘 

내게 남은 날이 백일이라면 

종양에게 배운 좋은 사람이 되는 법 

삶의 의미란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묘비명에 적을 말을 생각해봤습니까 

빗자루질은 나 자신을 향해서 

내가 아닐 이유는 없다 

나는 무엇을 놓치며 살아왔는가 

 

3장 단 1분이라도 마음을 다한다면

 

바로 지금 오늘이 가장 특별한 날이다 

행운은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어릴 적 꿈에 진짜 내 모습이 있지 않을까 

좋은 인연이 있어 우리 삶이 반짝인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 인생을 산다는 것 

 

4장 인생에서 너무 늦게 깨달으면 안 되는 것

 

자기 몸이라고 함부로 착취하지 마라 

건강과 성공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몸은 세계 어느 대도시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신은 인간을 온종일 앉아 있으라고 창조하지 않았다 

철인이라도 밤에는 뇌의 스위치를 꺼둬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라 

긍정 에너지는 어떤 약보다 효과가 뛰어나다 

절망이 깊을수록 유머감각을 곁에 둬야 한다 

 

5장 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

 

기억 속 아버지와 내가 되고 싶은 아버지 

어머니를 통해 깨달은 사랑의 윤회 

나의 수호천사가 되어준 6남매 

인생의 후반전에 더욱 힘이 되는 아내 

꿈을 향해 걸어가는 두 딸을 위해 

아이는 부모를 기다려주지 않기에 

 

맺음말 신이 내린 축복 

출판사 리뷰 

 

당신에게 백 일이 남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암에 걸리기 전까지 리카이푸의 신조는 ‘최고의 자신이 되어, (세상에)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하라’였다. 실제로 그는 《최고의 자신이 돼라》 《당신이 있어 세상이 달라진다》라는 자기계발서를 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말기 암 확진을 받은 뒤 자신에게 남은 날이 백 일뿐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인생관은 전혀 달라졌다. 

지금 그는 매일 아침 스티브 잡스가 마지막으로 남긴 “죽음을 맞게 될 것을 기억하라(Memento mori)”라는 말을 곱씹으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이 무엇인지 자문한다.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떤 명예와 자부심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목숨만큼 중요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물러난 뒤 그에게 남은 건 이전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었다. 

노모와 함께 나누는 추억담, 연락이 끊긴 옛 친구와의 안부 전화, 이해관계로 얽히지 않은 사람들과의 순수한 만남,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맛있는 한 끼 식사, 그리고 대가 없이 베푸는 순수한 선행…. 남은 시간이 일 분 일 초 줄어들고 있다는 걸 실감한 순간 예전에는 바쁜 업무를 핑계로 항상 뒤로 미뤄왔던 이런 사소한 것들이 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 그는 무언가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죽음을 맞게 될 것을 기억하라’라는 한마디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날이 백 일이 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또 죽음이 언젠가 반드시 닥친다는 걸 분명히 인식한다면 무엇을 택하고 추구해야 할지 명확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특별한 날을 기다리지 마라 

바로 지금 오늘이 가장 특별한 날이다

 

사람들은 늘 인생이 덧없고 짧다고 말한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진정으로 마음에 담아두는 이는 드물다.

리카아푸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멈춘다는 말을 몰랐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일하다가 어쩌다가 남는’ 시간이었고, 그 짧은 시간에도 몸만 거기 있을 뿐 마음은 콩밭에 가 있을 때가 많았다. 결국 그 시간들은 금세 잊혔으며 다시 떠올릴 만한 어떤 추억도 남기지 못했다. 또한 ‘이 일만 마치면’ ‘이 계약만 성사시키면’ ‘이 강연만 마치면’이라는 핑계로 응당 누려야 할 ‘오늘’을 기약하지 못할 미래로 미루었다. 

암을 겪으며 일 분 일 초가 얼마나 소중한지 몸으로 깨달은 그는 비로소 ‘언젠가 찾아올 특별한 날’은 없으며, 바로 지금 오늘이 가장 특별한 날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문했다. 

‘어째서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고 매일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가?’

암 치료를 마치고 일선에 복귀해 예전처럼 열심히 일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는 더 이상 예전처럼 살지 않는다.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는 오지도 않는 미래에 몰입한 나머지 지금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허무하게 흘려버리는 실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렇게 단언한다. 좋은 걸 특별한 날 쓰겠다고 기다려선 안 된다고. 우리가 살아있는 매일이 특별한 날이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으려면 매 순간 기쁘게 살아야 한다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 곁의 사람들과 진심으로 만나는 일이다   

 

과학을 전공하고 평생을 IT업계에 투신한 그이지만 암을 겪고 난 뒤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의 힘이 있다는 걸 점차 믿게 됐다. 그 무형의 힘으로 인해 세상 모든 것이 조화롭게 흘러가며, 살면서 만나는 모든 인연이 서로 보이지 않는 인과관계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는 그 어떤 사람도 저 혼자 존재할 수 없으며, 태어난 이상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세상의 섭리임을 깨달았다. 

인연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곧 가치 있는 인생을 사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된 그는 가족과 친구, 지인을 비롯해 그 어떤 만남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만남은 늘 피하기만 했던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그것이 억지로 인연을 맺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지금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어떤 만남에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그 순간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영향력으로 억지로 세상을 바꾸려들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꽃을 피우면 그것으로 세상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그는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라고 말한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흔이 넘은 노모와 수다를 떨고, 이제 막 세상에 발을 디딘 두 딸과 남자친구를 두고 토론하며, 사랑하는 아내와 마주 앉아 연애시절 주고받은 편지를 함께 읽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야말로 암에서 살아돌아온 그가 인생의 허무감에서 벗어나 매일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처럼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경험하지 않고도 삶에서 정말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아 보다 멋진 삶을 살게 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