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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린
    하린
    저자 민명기 | 출간 2017.06.20
    정가 15,000원 | 정보 276쪽 / 46판변형(13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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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공 민영환 선생의 증손녀 민명기 작가의 첫 장편소설 『하린』이 출간됐다. 고종황제의 외가이며 명성황후의 집안이기도 한 여흥 민씨의 가계에서 태어난 민명기 작가는, 어릴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은 많은 이야기들을 소설로 옮기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장편소설 『하린』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민명기 작가가 직접 겪은 삶을, 오래 품고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재구성한 것이다. 이 소설에서 ‘여름 기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린(夏麟)’은 명문가 가문의 종부로서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사랑의 인연마저 제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데, 마치 내 어머니, 우리 시대의 모든 어머니의 모습처럼 안타까운 시선이 작가의 문장마다 녹아 있다. 민명기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육이오 전쟁이라는 시대의 격변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던져진 여인들. 왕조의 몰락과 양반계급의 붕괴, 가혹한 전쟁과 함께 밀어닥친 변화의 물결은 사람들의 삶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으니, 특히 몰락한 왕가와 인연이 깊었던 가문의 여인들의 삶은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들의 언어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 : 민명기

1945년 서울 계동에서 태어났다. 1968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1976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America Bar Association, 서울 Accenture 등지에서 근무했다. 고종황제의 외가이며 명성황후의 집안이기도 한 여흥 민씨 가계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릴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은 많은 이야기들을 소설로 옮기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장편소설 『하린』이 그 첫 번째 작품이다.

제1부
계동에서 온 소식
정화당의 한숨
민병수
강시
하린의 편지
병수의 결심
혼인식
첫날밤
계동 시댁
암울한 시절
영동 생활
두 개의 얼굴
다시 찾은 일자리
1947년 가을
거울 속의 여인

제2부
육이오 전란
피란 가는 길
버선 장사
병주의 부산행
이씨
붉어지는 마음
흑석리 가는 길
재회
병구의 편지
강시는 떠나고
고백
병주의 결혼
사랑을 위해

제3부
이슬이 지듯
어머니의 초상화
안과 밖

작가의 말 

추천사

고종황제의 마지막 아내, 그러나 고종황제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여인이 있다. 명성황후의 집안이지만 나라와 함께 몰락한 양반가가 있다. 이야기는 역사에서 나와 한 여인의 삶이 된다. 그림 같은 소설이다. 읽기보다는 가만히 바라봐야 할 것 같은, 그러면 어느 사이, 한 여인의 이야기가 조용조용 들릴 것 같다. 소녀였다가 어머니였다가 마침내 여인이 되는 삶. 그 삶이 품어낸 지나간 시대, 지나간 역사는 족히 고난스러운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고즈넉하다. 작가 자신의 삶을,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오래 품어온 힘일 터이다. 소설로 쓰였으나 아마도 실재했을 이야기, 그리고 한 여인.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가만히 '하린'이라는 이름을 불러본다. 마치 내 어머니, 그리고 내 어머니 시대의 모든 어머니들의 이름을 불러보듯. --김인숙(소설가)

여인은 눈이 크고 깊은 데다 속눈썹이 길었다. 코는 오뚝하고 이마는 됫박처럼 둥글었다. 우아한 미인이었다. 여인과 마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여인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었다. 여인이 입술을 다물고 있어도 살짝 나온 앞니를 감출 수 없었듯이, 여인의 차가운 기품 역시 그의 내면을 채운 한과 사랑을 온전히 숨길 수는 없었다. 여인이 떠난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있었다. 향기였다. 샤프란의 後香처럼 은은했다. 여름 기린 夏麟이라는 예쁜 이름의 외로운 여인이 벽장 깊숙이 묻어둔 비밀을 훔쳐보는 은밀한 기쁨은 하린의 딸 은기의 것에 머물지 않고 독자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김민환(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

작가의 말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던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육이오 전쟁이라는 시대의 격변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던져진 여인들. 왕조의 몰락과 양반계급의 붕괴, 가혹한 전쟁과 함께 밀어닥친 변화의 물결은 사람들의 삶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으니, 특히 몰락한 왕가와 인연이 깊었던 가문의 여인들의 삶은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들의 언어로 그려보고 싶었다.

서랑보오소.
서랑과 은기 떠나고 나니 
적막강산에 들리느니 새소리뿐이오.
은기 좋아하던 마당의 앵두를 따서
은기 좋아하던 그릇에 담아 상에 놓고 보니
그대들 생각 더욱 간절하오
해마다 열리는 앵두이니
서너 번만 더 열리면 서랑과 은기 만나겠지 하며
그날을 기다린다오.

딸을 멀리 두고도 또 가까이 두고도 늘 그리워하던 나의 어머니.
끝없는 옛날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어린 시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신 나의 할머니, 두 분께 이 책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