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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노동자 유리가

구제불능한 세상에서 들려주는 가장 최신의 농담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는,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보다 덜 가질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죽을 때까지 우리를 배신할 사랑과 정의를 써 내려가다

 

울고 싶은 순간에는 상상 속에서 조금 울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한 방울이라도

몸 밖으로 내보내면 결국 나만 힘들다.”

 

 

바쁜 세태 속에 남들보다 먹고, 사랑하고, 쓰는 일만은 열심인 기록 노동자 유리의 첫 에세이. 유리는 정말 열심히 쓰고, 또 일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서빙과 주방 보조 알바를 시작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반성폭력 활동에 투신하게 되기 전까지 온갖 --콜센터, 공장, 과외, 편의점, 백화점도저히 전부 적을 수 없네요-- 일을 해왔다.

 

그런데도 유리는 가난하다. ? 왜일까? 비정규직, 병든 육체, 빈곤한 세대에서 가장 빈곤한 삶, 자살률과 성별 임금 격차는 전 세계 순위권인 도시를 사는 여성,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자괴감, 우울증 등 구제불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저자는 빛 좋은 개살구 같이 긍정적이기만 하고 허망한 말로 회피하기보다는 때로는 악에 받치고, 때로는 처연한, 유머이지만 무서울 정도로 진지한 농담의 말로 세상에 소리친다.

 

태어나고 난 다음, 연필을 쥘 만큼 손이 여물고 나서부터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취미가 생겼다는 저자는 어떤 날엔 유리창에 뜨겁게 김을 쐴 만큼 거세게 울면서, 또 어떤 날엔 차오르는 기쁨과 환희 속에서, 어떨 때는 완전히 지쳐 텅 빈 마음이 되어서 쉴 새 없이 글을 써왔다.

 

불안하지만 다룰 수 없는 세계가 주는 안도감 안에서 긍정의 말이 아닐지라도 진지한 유머를 잃지 않는, 아주 최신의 농담의 말들이 실려 있는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는 유리의 기나긴 기록 노동 여정의 첫 이정표다.

 

한유리

 

양배추즙과 코코넛 워터를 좋아한다. 2017년부터 돈 받고 글 쓰기 시작했다.

반성폭력 활동가이자 무늬글방글쓰기 강사,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엄살원의 직원이다.

 

1

이동하는 우리의 방

병든 밀레니얼, 잠이 오지 않는 밤의 스케치

물에 잘 녹는 물질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이건 내 친구 얘긴데

OO 1

OO 2

한자 빌런

취직

Track 9

 

2

기니피그 키우는 얘기 1

기니피그 키우는 얘기 2

바보들

이제 진짜 배민과의 천생연분을 끊는다

적절한 할 말이 없는 사람

혈액 검사

눈물도 체력

여름 끝

 

3

내 인생을 따돌린 세계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조언

아파서 수술해야 할 일이 좀 있었다. 어디로 갈까?

의문의 롤링페이퍼

더 환호하고 더 욕망하고 더 열렬히 사랑하는

스쿨미투 삼 년 후,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단순한 노동은 전혀 단순하지 않아서

! 차별.

 

4

배추의 암살 시도

넷플릭스적 증상

우리 아이 첫 사격

지출 계획

시체 냄새

둥근 이빨 가루

장례식이 끝난 후

심장이 큰 동물

두 마리와 한 마리

메모장 정리

고백

 

5

내가 만난 이루다에 관한 세 개의 메모

이루다를 만나기 전에

기독교 데이팅 앱 사용 후기

성폭력과 성착취로 연결되는 한국과 일본

아직 안 죽은 멜섭왹비

딸기코코넛밀크 푸딩

나는 그것보다 더(불법촬영물 삭제에 왜 돈을 지불해야 하나)

 

 

6

90년대생 페미니스트의 틱톡 탐사기 1

90년대생 페미니스트의 틱톡 탐사기 2

티라미수가 없어지는 꿈

동물이 인간을 본다, 신이 인간을 보듯이

병원 가는 길

순간이동

다육이 키우기

안녕하세요, 중앙북스입니다

안담, 리타, 인절미

생일

죽음이 아니라 삶

 

부록

우리는 어떻게 내가 아닌 사람을 알게 될까

- 김형수 장애인권운동가 인터뷰

유리의 글을 빼놓고는 사랑도 정의도 말할 수 없다. 그가 쓰는 인물들을 알지 못한다면 남녀에 관한 이야기든 돈에 관한 이야기든 실패로 끝날 것이다. 지하철로 향하는 수많은 인파 속에 유리가 있다. 이렇게 놀라운 글을 쓰는 그가 삶을 견디며 사람들 사이를 걷는다. 유리를 발견한다면 나는 지체 없이 달려가서 손을 꽉 붙잡고 말할 것이다. 퇴근하면 같이 맛있는 거 먹자고. 먹고 힘내서 계속 살아달라고. 너에겐 언어로 된 드넓은 땅이 있으니까. 우리의 영원한 주제일 가난과 노동과 불평등과 배신과 후회와 사랑과 정의를 네 옆에서 배우고 싶으니까. 나는 유리의 첫 책을 소중히 껴안고서 기다린다. 유리의 다음 책을. 더 오래 산 유리를. 유리와 유리를 닮은 여자들이 마음껏 살아도 좋은 세계를.

- 이슬아 (작가, 헤엄출판사 대표)

 

유리 작가와는 페친이다. 고인 물만 있다는 페이스북에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글을 읽었다. 친구에게만 공개된 글이었는데, 그때만큼 페친의 소중함을 느낀 적이 없다. 어느 날, 저자가 올린 글을 보고 이 글을 공짜로 읽다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나는 오직 온라인으로만 아는 페친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유리 님. 이거 책으로 내요. 아니면 소설로 써서 공모전에 내요. 나는 무려 공모전 소식을 모은 링크까지 보냈다. 내 생에 손에 꼽히는 오지랖이었다. 쉽게 희망적이지만 않지만 함부로 절망하지도 않는 유리의 이 비장하고도 웃긴 얘기를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읽고 싶었다.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