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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인문/사회/종교]

  • 인문고전 공부법
    인문고전 공부법
    저자 쉬번 | 출간 2017.01.25
    정가 18,500원 | 정보 452쪽 / 신국판(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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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엘리트들은 왜 인문고전을 읽을까?

고전이 던지는 인문학적 사고의 힘! 

인문을 중시하는 미국 대학에서 20여 년간 인문교육을 담당해온 저자의 강의 현장 공개

 

창조적 혁신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는 일찍이 인문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인문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는 지혜를 깨우치고 성장하는 것이다. 인문교육은 기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그 지식이 신뢰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신념을 가지도록 가르친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론》,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투키디데스의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 몽테뉴의 《수상록》,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등 총 25여 권의 인문고전을 다룬다. 인문을 중시하는 미국 대학에서 20여 년간 인문교육을 담당했던 저자의 수업 사례를 바탕으로, 역사·철학·문학은 물론 정치·종교·과학을 총망라하는 인류 역사상 길이 전해진 지혜의 정수를 한 권으로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단순히 고전을 읽으며 주제를 파악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문학적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보자. 소크라테스는 사상과 자유 의견 때문에 죄를 얻었고, 도망칠 기회가 있었으나 사형 집행을 받을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이 판결에 승복한 것인가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저자에 따르면 소크라테스가 살아 있을 때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했는지를 배운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한 이유를 알고 나서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은 우리 자신의 도덕적 원칙과 정치적 입장에 달려 있고, 여기서 우리는 그의 행위가 아니라 그의 사유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행위를 따라 하기만 하고 사유 방식을 소홀히 여긴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시대의 독자(또는 동시대의 다른 독자)는 동일한 원문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의미’상의 차이보다는 ‘중요성’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인문고전 수업에서 의미와 중요성을 별개로 구분 짓지 않는다. 독자가 자신의 읽기 경험을 이야기할 때 논리적으로 원문의 문장이나 인용문을 근거로 삼게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읽기 방법은 각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감상 외에 상대적으로 공통된 원문에 대한 이해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되면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이는 순전히 주관적인 ‘해석’과는 다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교양인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독립적인 사고 능력이나 판단 능력의 기초를 닦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미리보기 

 

예를 들어 학생들은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을 때, ‘주권’과 ‘주권자’에 대한 그의 학설, 즉 모든 사람을 능가하고 모든 권력 위에 있는 주권과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권자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홉스가 논한 천부의 자유를 회복할 수 있는 네 가지 상황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군주가 스스로 주권을 포기하거나 후계자에게 승계를 포기한 경우, 백성은 절대적인 천부의 자유를 회복한다”는 부분에서 학생들은 ‘혈통 계승’의 문제를 토론했고 이러한 질문을 제기했다. “군주가 자신과 후계자를 위해 주권 포기를 거부한다면, 백성은 절대적인 천부의 자유를 회복할 수 없는가?”

여기서 학생들은 북한의 ‘백두산 혈통’의 통치 합법성 문제를 연관시켰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홉스와 대화할 수 있다. 여기서 대화의 목적은 홉스의 어떤 관점이나 문제가 ‘정확한지’ 혹은 ‘틀렸는지’를 증명하는 게 아니다. 즉 적대감을 품고 도전하는 게 아니라 협력적으로 홉스와 함께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다.

- pp.34-35/ 머리말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바는 자질이나 성품의 선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선이다. 즉 윤리학은 행동에 관한 논리다. 제1권 9장에서 그는 “행복이란 덕성에 부합하는 영혼의 현실 활동이며 다른 모든 것은 행복의 필연적인 부속품이거나 행복을 위한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행복을 이야기할 때 항상 행동의 선과 연관 짓는다. (…)

한 학생이 인간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흔히 좋은 차를 타고 넓은 집에서 살고 세계를 여행하면 아주 즐거울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다른 학생이 답했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물건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는 ‘고귀한 신분과 많은 자손, 출중한 외모’를 포함한 좋은 물건을 행복의 ‘외재적 선의 보충’이라고 보았다. (…)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권 9장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행복은 학습이나 습관 혹은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가? 아니면 신이 내린 은총이나 기회인가? (…) 설령 행복이 신의 선물이 아니라 덕성이나 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덕목이라 해도, 행복은 분명 가장 신성한 것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덕성이 받는 상과 최고선에 이르려는 목적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곧 행복에 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p.61-63/ 3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부도덕과 비도덕, 상대적인 도덕의 개념은 마키아벨리의 “무장한 예언자들은 모두가 승리했으나 비무장 예언자들은 패망하고 말았다”라는 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이러한 무장한 예언자는 도적 무리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교육자와 지도자, 즉 스승이다. (…)

학생들은 지식의 관점에서는 마키아벨리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가치관 측면에서는 그의 정치학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학생들은 민주주의 생활 방식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들의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마키아벨리를 읽고 평가한다. 마키아벨리는 인의에 의지하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고, 국민을 두렵게 하는 것이 승리를 얻고 그것을 유지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바로 이런 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물론 학생들의 그런 반응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무장’은 직접적으로 군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성공을 얻고 유지하려면 폭력 사용이 불가피하고 피의 진압이 필요하다는, 폭력을 미화하고 속이는 수단을 가리킬 수도 있다. 이는 민주주의에서 부도덕한 정치적 수단이다. 현실 정치에서 이런 것들을 피하는 게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것이, 바로 카뮈의 ‘깨끗한 손’과 사르트르의 ‘더러운 손’ 논쟁이 던지는 질문이다.

- pp182-183/ 15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인문학 수업에서 과학을 토론하는 목적은 다른 문헌(문학, 역사, 종교, 정치철학 등)을 토론하는 목적과 동일하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이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사고하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하기 위함이다. 그중에는 지식과 권력의 관계도 물론 포함된다(이는 프랑스의 뛰어난 ‘사상 체계의 역사학자’ 미셸 푸코가 가장 주목한 문제다).

갈릴레이의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를 읽을 때, 지식과 권력의 관계 문제가 상당히 두드러진다. 이 시기의 인문학 고전 작품으로 뉴턴이 아닌 갈릴레이를 선정한 것은 상당한 고민을 거친 결정이었다. 이는 갈릴레이의 과학적 공헌이 뉴턴보다 더 위대해서가 아니라 두 가지 측면에서 인문학 수업의 교육 목적에 더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서 과학 이면의 인류 정신을 볼 수 있고, 피할 수 없는 정치(당시는 종교 정치) 권력의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한 지식을 구현하는 것은 절대 억압당할 수 없는, 지식에 대한 신념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 p.193/ 16 데카르트의 《방법서설》과 갈릴레이의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인문학 서적을 읽다 보면 종종 익숙하지 않은 단어나 개념을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로크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백지 상태의 마음)와 루소의 자존amour-propre과 자애amour de soi 같은 경우다. 이런 전문 용어들은 낯설어서 그 의미를 따로 찾아보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오늘날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바로 인터넷 검색이다. 전문 용어들의 개념에 함축된 의미는 과거라면 아마도 특별한 전문 지식에 속했을 테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일반 지식(상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적인 단어로 간주되는 개념을 소홀히 하기 쉽다. 비교적 익숙한 일상 용어는 흔히 그 뜻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깊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문을 읽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전문적인 개념을 제외하면 고전 정치철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언어는 대개 일상 언어다. 일상 언어는 학생들이 본문을 읽는 데 편리함을 주지만 그것을 깊이 이해할 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떤 개념에 충분히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것이 본문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특수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사는 인문교육에서 반드시 학생들이 본문에 쓰인 일반 용어가 지닌 특별한 의미와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pp.232-233/ 19 로크의 《시민정부론》,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파스칼은 원죄를 매우 전통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자신이 답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혔는데, 바로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 6,000년 전 선인들이 지은 원죄를 지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하는 문제였다. 파스칼은 인간은 이 질문에 결코 답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 문제는 인간의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신비가 되었다. (…) 많은 학생들이 기독교 가정 출신으로 그들은 원죄의 전통적 해석에 익숙하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파스칼의 해석에 동의하지 못했다. 어떤 학생은 한 사람의 원죄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없으므로, 타인이 범한 원죄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반대로 고대 중국 사회에서는 범죄자와 친족을 함께 처벌했다). 이것은 분명 원죄의 자유주의적 해석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아주 오래전에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질 필요가 없으며, 오직 자신이 저지른 잘못만 책임을 질 수 있다.

한 학생은 죄가 인류 대대로 전해지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도의적으로도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그 의견에 동의했다.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미국의 민주주의 문화에서 이는 학생들이 가장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견해였다.

- pp.234-235/ 20 파스칼의 《팡세》,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지은이 쉬번徐賁

미국 세인트메리스 칼리지(캘리포니아) 영문과 교수. 1950년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태어나, 1982년 푸단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5년 동 대학 외국어문학과 최초의 문학이론 박사생이 되었다. 같은 해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애머스트) 영문과에서 수학한 후, 1991년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및 집필 활동으로 문학과 문화 비평, 학술과 정치, 지식인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20여 년 동안 미국 대학에서 인문교육을 담당해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문고전 공부법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저자에 따르면, 인문고전 공부는 우선 원문을 정독하여 본래의 의미를 파악하고,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며 ‘창조적 오독’을 자연스러운 읽기의 결과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을 읽을 때 원래 원문에 없는 의미를 읽어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해석은 원문에 기반을 두어야 하나 원문 자체의 의미를 초월하는 경우도 있다. 인문고전 읽기를 통해 우리는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옮긴이 강란 

고려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 스포츠, 무역,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번역 경험을 쌓았고, 졸업 후 글로벌 IT회사에서 다년간 중국 콘텐츠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완성도 높은 번역을 통해 한국과 중국 간의 문화적 간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하여- 교실 안팎의 인문고전 읽기 

머리말-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인문교육 

 

1부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

- 인간에게 명예와 수치란 무엇인가

2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의 여신도들》 

- 신이 정의롭지 않다면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3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 인간의 최고선은 행복인가

4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 바람직한 정치란 무엇인가

5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 격언은 논리적 설득 수단이 될 수 있는가

6 투키디데스의 <미틸레네 논쟁> 

- 강대국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7 투키디데스의 <스파르타 논쟁과 전쟁의 선포> 

- 전제정치는 민중을 어떻게 설득하는가

8 투키디데스의 <멜로스인의 논쟁> 

- 오늘날 국가 간의 관계는 친구인가 적인가

9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 역사 문학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10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 

- 기하학은 우리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11 플루타르코스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전기 문학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12 구약성경의 <욥기> 

- 신은 왜 인간에게 고난을 내리는가

13 루터의 《기독교인의 자유에 대하여》 

- 종교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란 무엇인가

14 후아나의 《필로테아 수녀에게 보내는 답신》 

- 서간문에서 변명과 사과는 무엇이 다른가

15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현실 정치에서 정치와 도덕을 분리해야 하는가

16 데카르트의 《방법서설》과 갈릴레이의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 인문학은 과학적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17 몽테뉴의 《수상록》 

- 글은 어떻게 지식이 될 수 있는가

18 홉스의 《리바이어던》 

-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의 의미는 무엇인가

19 로크의 《시민정부론》 

- 권력은 어디서 나오고 또 어떻게 유지되는가

20 파스칼의 《팡세》 

- 인간에게 원죄가 있는가

21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 이성주의의 관점에서 성경을 어떻게 볼 것인가

22 미국 <독립선언문> 

- 글에 자기주장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가

 

2부 고전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

1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의 시민의 복종 

2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속 정치와 인간성 

3 스페로니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해학과 지혜》 

4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와 공화제 부패의 발단 

5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과 정치 개혁 문제 

 

맺음말- 학문의 공공성과 인문교육 

덧붙이는 말- 인문학 정신에 대한 단상 

부록- 레오 스트라우스와 인문교육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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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문교육은 시민사회의 핵심이다.

정치적 자유와 사상적 자유도 모두 ‘읽기’에서 시작된다.

인문교육에서 ‘고전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19세기 미국 노예해방 운동의 지도자이자 인도주의자, 정치활동가인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그대가 읽을 수만 있다면 영원히 자유로워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읽기는 노예를 해방하고 자유를 되찾는 길이었다. 정치적 자유와 의식의 자유, 사상적 자유도 모두 읽기에서 시작되며, 자유 교육을 견지하는 인문교육에서 고전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면 모두 다른 사람과 나눌 가치가 있고 관심을 기울이고 경청할 가치도 있다. 인문교육은 공공의 문제의식을 높이는 교육이므로, ‘자신의 관점을 견지한 읽기’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교육의 목표는 단순한 지식을 넘어 지혜를 깨우치는 것이다. 지혜는 사유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마음에 깨달음을 주는데, 이것이 바로 인문학 수업의 매력이자 효과다. 

지혜의 반대는 어리석음이고, 지식의 반대는 무지다. 지식을 습득하면 무지를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어리석음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인문교육의 한 가지 목표는 지식과 지혜를 식별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최대한 어리석음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지식인 또는 권력층의 어리석음을 보았을 때, 그들의 꾐에 빠져 속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인문고전 공부법》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고전을 어떻게 인문 공부의 재료로 삼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인문고전 공부는 우선 원문을 정독하여 본래의 의미를 파악하고,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며 ‘창조적 오독’을 자연스러운 읽기의 결과물로 이끌어낸다. 원문을 수단으로만 여기고 목적으로 여기지 않는 읽기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을 읽을 때 반드시 원래 원문에 없는 의미를 읽어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해석은 원문에 기반을 두어야 하나 원문 자체의 의미를 초월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어떤 원문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쓰임이 있을지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선택한다. 그래서 해석이 풍부하고 다변적이다. 

과거 르네상스 시기 인문학은 역사, 시, 윤리, 수사 네 과목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역사, 철학, 문학, 정치, 종교, 과학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희극, 서사시, 소설, 종교 문헌, 철학 대화 또는 논술, 정치철학, 사회이론, 심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종류의 원문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양한 읽기 경험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인문학 문제’의 보편적 개념을 얻게 해주고, 이를 통해 우리는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최고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문고전 공부법!

 

이 책은 저자가 미국에서 20여 년간 몸소 경험한 인문교육을 소개하는 책이다. 인문교육 이념에 대한 인식과 강의 경험, 학술적 관심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실제 경험을 다루었다. 저자가 담당했던 인문교육 핵심 과정(고전 읽기와 작문)에는 전문적인 학과 지식과 상반되는 세 가지 주요 특징이 있다. 첫째 특정 분야의 지식이 아닌, 사고와 이성, 판단력을 핵심으로 한다. 둘째 상식과 일반 지식이 기본이 되며, 전문 지식이 아닌 지혜의 습득에 목표를 둔 지적 활동이다. 셋째 ‘전수’가 아닌 ‘대화’를 통해 체득되며, 최종적인 진리보다 설득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하므로 논리적인 말하기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전 읽기와 작문 수업은 인문교육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인문교육은 고전 읽기와 작문의 긴밀한 결합을 매우 중시하는데, 두 과정은 공통적으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소통 능력’의 훈련을 요구한다. 먼저 비판적 사고는 “지식 습득 시 필요한 사고 능력을 기르는 것으로, 분석, 종합, 평가가 포함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를 변론하는 방법과 타인과의 견해 차이에서 의미가 있는 문제를 짚어내고 탐구하는 방법,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배운다. 

다음으로 소통 능력은 학생들이 작문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지식에 대해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는 사상적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소통 기술을 길러 언어가 사상과 경험을 형성하는 힘임을 인식하고, 논리적이고 명확하며 독창적인 작문과 발표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작문은 본래 문제를 사고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며, 효과적인 작문은 분명하고 조리 있는 사고에 달려 있다. 조지 오웰이 말한 것처럼 “사상이 언어를 파괴할 수 있다면 언어도 사상을 파괴할 수 있다.” 작문 수업은 근본적으로 이성적이고 문화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생활 방식 및 사회질서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논리적인 설득 능력이다. 인문교육의 주요 목표는 바로 이러한 생활 방식과 사회질서에 적합한 구성원을 길러내는 것이다.

 

 

인문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예 

 

저자에 따르면, 한 원문을 단순히 정독할 때는 순전히 원문에만 근거하지만, ‘중요성’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정독으로 독자 자신에 관한 사항이다. 이를테면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원래 의미는 힘이 세진 아테네가 기존의 절대 강자인 스파르타에 도전한 것으로, 신흥 대국은 결국 기존 대국과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가령 이를 피할 수 없는 ‘규율’로 볼 수도 있고, 필수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교훈’으로 볼 수도 있다. 규율이라면 이를 따라 행해야 하고, 교훈이라면 충돌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바라보는 중요성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자신의 읽기 경험을 이야기할 때 논리적으로 원문의 문장이나 인용문을 근거로 삼을 수 있는데, 이러한 읽기 방법은 각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감상 외에 상대적으로 공통된 원문에 대한 이해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되면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이는 순전히 주관적인 ‘해석’과는 다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을 때 어떤 의미나 문제에 편중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다양한 중요성을 얻을 수도 있다. 이 작품의 중요성은 작품 전체의 견해일 수도 있고 부분적인 견해일 수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독자가 원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어떤 것은 실제 생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와 오락이나 소비, 대중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의 눈에 포착되는 중요성은 서로 다르며, 두 사람이 같은 관심을 가질 리는 만무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대부분 ‘역사’와 ‘정치’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며, 그들에게 원문의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와 관련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토론 범위는 기본적으로 정치, 민주정치, 정치 현실주의 등과 관련된 문제다. 우리는 이 역사서에서 민주정치와 관련된 중요성을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민주정치에는 지도자가 필요하고 지도자가 너무 강력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페리클레스의 추도 연설>에서 페리클레스가 상징하는 바는 이러한 위험을 내재한 민주정치다. 이러한 민주정치는 개인을 용감하고 진취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강대한 해방의 힘이 된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해방의 힘으로 인해 개인의 정치적 야심은 무한히 팽창하고 대외적 제국주의와 내부의 정치적 고투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문제는 투키디데스의 ‘국제 현실 정치’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국제정치에서의 ‘현실 정치’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명백한 예증을 찾을 수 있다. 현실 정치에서 군사와 정치, 경제 권력 및 이익을 지키는 것은 도덕이나 윤리를 지키는 것에 우선하며, 필요 시 후자를 완전히 압도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저자 투키디데스에게 특히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그가 역사를 문학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창조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서술 방식은 편년체의 ‘객관적’ 역사 기록처럼 과거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논하는 간단한 기록이 아니라, 근본적인 논리 문제에 대한 사고에 근거한다. 

이처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한 가지만 봐도 다른 작품은 물론 오늘날 정치, 사회 현실의 윤리 문제와 연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인문교육 수업의 핵심인 윤리는 서사시나 희곡, 철학을 읽을 때 토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다. 예를 들어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와 ‘보복’의 관계, ‘평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신중함’ 등이다. 비록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이러한 윤리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논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글에서 독자들은 전쟁과 폭력의 공포와 비이성성(또는 현실 정치에만 해당되는 이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홉스의 《리바이어던》 등 인류의 오랜 지혜가 담긴 ‘고전’을 앞에 두고 읽기에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사람들, 혹은 인문학, 인문학적 사고 확장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