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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중앙 2017년 봄호
    문예중앙 2017년 봄호
    저자 문예중앙 편집부 | 출간 2017.03.10
    정가 15,000원 | 정보 356쪽 / 신국판(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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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중앙 2017년 봄호(통권149)의 특집은 세월호 이후, 삶 그리고 문학이다. 함성호 시인은 이번 특집에 앞서 다음의 질문을 던졌다. “세월호 이후, 비로소 한국 문학이 가능한 지점을 말해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도된 상황에서 어떤 문법이 가능할 것이며,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이전의 문장을 되풀이하는 게 과연 맞는가? 정확한 것인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목격했지만 누구도 구하지 않은 304명의 목숨 앞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까닭을 다시 물어야 한다. ‘삶에 대한 일체의 긍정이 다시 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소영현 문학평론가, 하재연 시인, 김지은 동화작가, 오현주 작가가 세월호 이후, 삶과 문학에 대한 각각의 목소리를 담아주었다.

 

인터뷰에서는 최근 소코의 미소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최은영 작가를 만나보았다. 항간에 떠도는 이천년대식 후일담 문학이라는 소문의 정체에 대해, 그리고 많은 독자들의 누선을 터뜨린 소설과 그 매력적인 인물들에 대해 김성중 작가가 선배 작가가 아닌 으로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봄호 창작 부문에는 단편소설에 함정임, 이민진 작가, 장편소설에 김솔 작가, 시에 김병심, 이현승, 양민숙, 황인찬, 배진우 시인이 문예중앙의 지면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특집 : 세월호 이후, 삶 그리고 문학

소영현 _목격하는 증인, 기록하는 증언

하재연 _이것이 내가 상상한 문학은 아니었으나

김지은 _‘나가기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오현주 _시간이 멈춘 나라

 

인터뷰

최은영 + 김성중 _강력한 일인칭 소설의 힘

 

단편소설

함정임 _너무 가까이 있다

이민진 _후일담

 

장편소설 

김솔 _마카로니 프로젝트(마지막회)

 

김병심 _아침에 만난 당신이 저녁에 말했다

이현승 _불운의 달인

양민숙 _한나절, 해에게

황인찬 _여름 오후의 꿀 빨기

배진우 _역광

 

현대시 산고

황현산 _두 개의 달

 

2017 금호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발표

장수양(시 부문) _사람행

이정연(소설 부문) _2405 택시

 

리뷰

강화길 _농담--김승옥

김엄지 _광기에 대한 환상--김동인 광염소나타, 광화사

송승언 _지옥의 잉여인가--손창섭 잉여인간

안태운 _2017. 1. 21.--이상 꽃나무, 이런시, 오감도 시제13

2017년 봄호를 펴내며

 

아토포스(atopos). 주로 문학평론에나 등장했던 이 단어가 새해 벽두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랐습니다. 정유라의 대리시험 의혹 답안지에 잘못 표기된 아포토스때문이었습니다. (부정 입학 의혹에 이어 이 생경한 단어가 정답 처리됨으로써 국민들은 한 번 더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 말은 장소를 뜻하는 그리스어 토포스(topos)에서 유래한 말로, 결여와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a를 덧붙여 어떤 장소에 고정될 수 없다는, 더 나아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의미로 소크라테스에게 붙여진 명칭이기도 합니다. 최근 온갖 거짓들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낯선 시국 상황에 빗대어 표현해도 적절한 단어일 듯합니다.

 

2014, 진은영 시인은 문학의 아토포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해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이들을 죽어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괴로워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진은영 시인을 비롯한 많은 작가들은 그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슬퍼하고 분노했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혹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말하고 글로 써냈습니다.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304명을 기억하기 위해 ‘304낭독회를 열었고, 희망버스를 타고 팽목항으로 향했으며, 세월호 참사의 의혹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팟캐스트에 참여하고 책을 펴냈습니다.

 

지난 1월에 열린 스물아홉 번째 304낭독회의 무대는 대학로 이음책방이었습니다. 그동안 304낭독회는 광화문 광장, 서울시청 시민청,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연희 문학창작촌, 단원고등학교, 서울 어린이대공원, 한남동 테이크아웃드로잉,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 등지에서 열렸습니다. 작가들은 그들 고유의 영역인 문예지나 신문 지면에만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삶과 직접 연계된 공간으로 문학의 토포스를 넓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책에서 진은영 시인은 정체가 모호한 공간, 문학적이라고 한 번도 규정되지 않은 공간에 흘러들어 그곳을 문학적 공간으로 바꿔버리는 일, 그럼으로써 문학의 공간을 바꾸고 또 문학에 의해 점유된 한 공간의 사회적-감각적 공간을 또 다른 사회적-감각적 삶의 공간성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문학의 아토포스라고 말합니다. 철거 예정 식당 두리반에서 열렸던 불킨 낭독회나 홍대 클럽 에서 열렸던 콜트콜텍 노동자를 위한 문화제가 그 사례였습니다. 식당이나 클럽이라는 공간을 또 다른 문학의 공간, 매혹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에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잊지 않겠다는 작가들의 목소리가 여러 공간에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가 있고, 배가 인양되지 않았으며,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들은 또 하나하나의 매혹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작은 몸짓과 한마디가 내가 입을 다물어도 터져 나오는 고통의 목소리들에 길을 내어주는 일”(소영현 문학평론가)이라 믿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호의 특집은 세월호 이후, 삶 그리고 문학입니다. 김지은 동화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독일 하멜른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기반으로 한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 비유했습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진 이유에는 어른들의 탐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일 하멜른에는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 노래할 수 없는상황, 그것이 세월호 이후 한국의 작가들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문학은 어떤 문법이 가능할 것이며, 또한 삶에 대한 일체의 긍정은 가능한가?” 우리의 처음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소영현 문학평론가, 하재연 시인, 김지은 동화작가, 오현주 작가가 이번 특집을 함께해주셨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최근 쇼코의 미소로 젊은 작가 중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최은영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이천년대식 후일담 문학이라는 소문의 정체에 대해, 그리고 많은 독자들의 누선을 터뜨린 소설과 그 매력적인 인물들에 대해 김성중 작가가 선배 작가가 아닌 으로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올봄에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소설 부문에 이정연, 시 부문에 장수양 씨가 그들입니다. 다시 처음 그 말로 돌아와, 롤랑 바르트는 아토포스를 끊임없는 독창성으로 인해 분류될 수 없다는 뜻에서 사랑의 대상으로 말했습니다. 앞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결코 상투적이지 않은 아토포스로 남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