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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왔다, 머물다, 떠났다
- 저자 토라 미키 | 출간 2016.12.27
- 정가 13,000원 | 정보 280쪽 / 국판변형(13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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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삶을 마치고 간 두 고양이가 남긴 건
아픈 상처가 아니라 영원히 함께할 사랑스러운 기억이었습니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두 고양이와 한 남자가 엮어낸 따뜻한 일상의 기록
이 책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한 독신남이 우연히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나면서 시작한 행복한 동거, 그리고 이별 후의 일상을 잔잔히 그려낸 감동 실화다. 저자는 두 고양이가 나이 들어 병이 들고 난 후부터 고양이와 함께한 일상, 투병의 나날들, 죽음과 그 이후의 일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글들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저자는 책에서 “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고양이의 수명을 결정하는 ‘고양이의 신’은 믿는다”라고 말하며, 두 고양이의 죽음 앞에 신이 맡긴 고양이를 이제 돌려드린다고 담담히 고백한다.
책은 두 고양이에 대한 기록이지만, 꼭 고양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떠나보낸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생각들이 곳곳에 엿보인다. 세상 모든 생명에는 보이지 않는 인연이 있다는 것, (고양이들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후회 없이 삶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 사랑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한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십수 년간 고양이와 함께하며 얻은 저자의 깨달음이 애묘인 뿐만 아니라 각박해진 현실 속에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본문 미리보기
신이 잠깐 맡긴 것……. 고베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칸센의 창문 밖을 바라보며 그 말을 떠올렸다. 나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믿지 않지만 고양이의 신이라면 저 하늘 너머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혼자라 늘 외로웠던 나에게 고양이의 신이 아주 잠깐 기쥬타를 맡긴 게 틀림없다. 그래서 그 비 오던 날, 마치 산에서 굴러떨어진 새끼곰처럼 공원 쓰레기통 밑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던 것이다.
‘신께서 맡기신 고양이였으니 이제 돌려드립니다.’
열차 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향해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나니, 내 몸을 감싸고 있던 얇은 막이 살짝 벗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저 하늘 끝 어딘가, 기쥬가 고양이의 신에게 안겨 옹알거리며 기분 좋게 목을 울리고 있는 광경이 떠올랐다.
- pp.57-58, 고양이의 수명은 ‘고양이의 신’이 결정한다?
“분명히 기쥬가 널 지켜준 거야” 하고 먀타에게 말을 건넸다. 기쥬는 다정한 고양이였으니까, 바보 같은 주인 옆에 더 머물러야 한다고 너에게 부탁한 게 분명해. 슬프지만 기쥬는 죽었어. 하지만 우리는 살아 있어. 그렇지?
살아 있기만 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 이제 세상에 없는 기쥬의 일도 추억할 수 있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오듯이.
- p 104, 네가 내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어느새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밖은 날씨가 제법 따뜻했다. 아름답고 화창한 가을날이었다. 잔인한 계절이다. 우울한 사람에게도, 그리고 병으로 고통 받는 고양이에게도 포근한 가을 햇살은 평등하게 내려앉았다.
이제부터 주인인 내게 있어서 정말 괴로운 날들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이 아이가 12년간 나에게 선물해준 행복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일이다. 이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고 하루하루를 음미하듯 살아가자. 그게 나의 최선이었다.
- pp.160-161, 예정된 시간을 걸어가다
먀타는 많이 고통스러워했다. 그럼에도 주인인 나는 평범하게 일을 하고 저녁을 챙겨 먹고, 시간을 내서 조깅을 했다. 자기 전에 혼자 술도 한 모금 홀짝였다. 이런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것은 먀타가 유난히 자존심 세고 독립심 강한 고양이기 때문이다. 녀석은 절대 필요 이상으로 주인에게 응석을 부리지 않는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숨긴다. 참으로 하드보일드한 삶이 아닐 수 없다. 먀타,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 p 209, 마지막 나날들
기쥬가 죽은 뒤 뭔가에 화를 내거나 누군가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일이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줄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뭔가 달라졌네요”라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살빠졌어요?” 하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그럴 리 없었다. 나는 조깅이 끝나면 꼭 체중을 쟀다. 체중도 체지방률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별 생각 없이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아이가 네 액을 대신 가지고 천국에 갔기 때문이야”라고 대답하셨다. 나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믿지 않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어머니 말씀처럼 방금도 먀타가 내 마음 속의 어두운 부분을 가지고 하늘로 올라간 것일까?
- pp.235-236, 너무 일찍 찾아온 미래
지난 1년간 매일같이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그날 바로 글로 옮겨두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일이 인생에는 굉장히 많다는 것을. 시간을 들여 깊이 생각해볼 만한 물음들도 분명히 있겠지. 하지만 오로지 그 순간에만 글로 쓸 수 있는 일들이 상상 그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의 의미를 생각할 때면 난 언제나 내 고양이들을 떠올린다. 녀석들은 내일 일을 미리 고민하지 않았다. 그날 먹고 싶은 것을 먹었고, 마시고 싶은 만큼 물을 마셨다. 놀고 싶은 만큼 놀고 나면 서로 털을 핥아주다가, 갸르릉갸르릉 목을 울리며 행복하게 잠들었다.
- pp.246-247, 그 순간이 있기에, 내일의 일상으로 나아가겠지
요즘 들어 ‘죽음’과 ‘영원’은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 장에 썼듯이 고양이란 순간을 사는 존재다. 시간은 가차 없이 흘러간다. 찰나를 붙잡아두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는다. 그렇게 세계는 계속된다. 인간 역시 평생을 살아도 ‘순간’을, 그리고 ‘영원’을 붙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그 간극을 자유롭게 오고 간다. 우리의 손이 결코 닿지 않는 신비로운 그곳에 고양이들은 살며시 앞발을 딛고 있다.
- pp.269-270, 먼저 떠난 고양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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