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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
- 저자 미치가미 히사시 | 출간 2016.07.27
- 정가 13,000원 | 정보 264쪽 / 신국판(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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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웃나라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일본 외교관의 한국의 미래를 위한 제언
이 책은 32년간 한국을 지켜봐 온 일본 외교관이 한국의 발전적 미래를 생각하며 건네는 ‘쓴소리’다. 저자 미치가미 히사시는 동아시아 문제와 국제 경제 문제에 정통한 외교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외무성의 한국통이다. 이웃나라인 한국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국내 언론 및 외교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한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주두바이 총영사로 근무지를 옮긴 저자는 이 책에서 30년 이상 자신이 지켜본 한국 사회를 회상하며, 한국의 본질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또한 주중일본대사관 근무 시절의 경험을 근거로, 한·중·일 삼국의 외교 실상과 한국이 가진 문제점, 실질적인 국익을 위해 한국이 직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논하고 있다.
책에서 밝혔듯, 그는 이 책에서 한국에 대한 칭찬보다는 한국인이 가진 본질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올랐지만 국민 정서나 분위기, 즉 ‘공기(空氣)’에 휩쓸리는 경향이 강하며 이것이 한국의 발전적 미래에 장애가 될 것이라 지적한다. 또한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중국의 실상조차 정확히 파악 못하고 있음을 피력하며, 한국의 국익을 위해 균형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한다.
책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일본과 중국의 한국관, 한·중·일 삼국 관계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지향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제3자의 눈에 비친 한국 사회, 한국인의 실상
한국 근무 시절 미치가미 히사시 공사는 언론으로부터 독특한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이 한국인 못지않게 솔직하다는 점’, ‘상대국에 좋은 말을 가려서 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직업 외교관과 달리 상대국에 대해 애정 어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미치가미 공사와 친분이 있는 언론 및 정치외교 관계자들은 그의 직선적이고 어법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도 말한다.
미치가미 공사 역시 자신에 대한 그런 평가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30년간 세 차례에 걸쳐 한국에 머물렀던 인연을 떠올리며, ‘한국은 멋진 나라’라는 칭찬 대신 한국인 입장에서 듣기 거북할 수 있는 쓴소리를 택했다. 그런 쓴소리에 대해 한 추천자는 ‘일부의 지적은 동의할 수 없어도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진단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점점 좁아지는 세계화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어떤 태도로 이웃나라를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 냉정하게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해법이 옳고 그른지 여부를 떠나, 이 책은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에 대해 돌이켜보게 하고, 한국의 실질적인 국익을 위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에 대해 자문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
무엇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 -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공기(空氣)’
저자는 책에서 어느 나라에나 그 사회를 지배하는 국민 정서, 즉 공기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해, 냉정한 국익 분석에 근거해야 할 외교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 역시 과거에 공기에 휩쓸린 나머지 뼈아픈 실패(미·일전쟁 등)를 경험했으며, 한국이 일본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한다.
그는 특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공기 중 특히 한국이 단골로 내세우는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해 직언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역사’란 ‘민족의 스토리’가 아니며, 올바른 외교를 위해 이 두 가지가 항상 긴장관계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있기보다는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자국의 장래를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자국(한국)의 관점에서 벗어나 이웃나라가 과연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공기에 휩쓸린 나머지 정작 챙겨야 할 외교적 이슈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일 외교 진단 - 개선되어야 할 한국의 일본관·중국관
저자는 한국의 일본관이 ‘내셔널리즘에 입각한 지나친 비난’에 치우친 면이 있음을 지적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30년 이상 한국을 지켜본 저자는 근래 한국의 일본관이 1980년~90년대보다 오히려 퇴보했음을 지적하며, ‘모두가 가고 있는 방향’에 편승해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국익에 피해가 올 수 있음을 피력한다. 민족 정서나 분위기에 반(反)하더라도, 한국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정론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나아가 저자는 한국의 중국관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중국을 국제의식이 낮은 나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외교적 관점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한국관, 일본관에 대해서 설명하며 중국과 한국이 서로에 대한 입장 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중국의 언론 보도와 젊은이들의 의식에 대해 설명하며, 중국의 지식인들이 바라본 한·중·일의 역사문제와 중국의 한국관 등에 대한 대담도 소개한다. 한·중·일 삼국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나아가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입지를 위해 한국의 중국관에 변화가 필요함을 주장하며, 이것이 결국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례와 함께 설명한다.
책 속으로
한국이 ‘공기’에 휩쓸리지 않고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을 충분히 이해하는가 못하는가의 여부는 한국의 국익과 미래를 좌우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냉정히 말해 일본은 물론 중국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경제발전과 정치 민주화, 국제화의 진행으로 “예전의 한국과는 다르다. 시야가 넓어졌고 균형 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도 덫이다. 착각해선 안 된다.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를, 특히 이웃나라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30년 전에 비해 더 편향되고 그럴듯해 보일 뿐인 잘못된 이해가 판을 치고 있다. (서문_15~16쪽)
한국인의 말과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법률이나 규칙이 아니다. ‘국민 정서’인 ‘공기’와 ‘분위기’이다. 암묵적인 룰 내지는 ‘사람들의 기색’을 살피면서 따라가는 것이다. 분위기에 따르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있지만 요즘의 한국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하지 않나 싶다. 공기에 따른다는 것은 ‘기존의 시스템에 따르는’ 것으로 부분적으로나 일시적으로는 합리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은 입맛에 맞는 부분만을 짜 맞추는 행위로, 중장기적으로는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무엇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_57쪽)
현재 한국 사회는 겨대한 기구나 법 제도 안에 다양한 이해 대립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일반 국민뿐 아니라 국가나 대기업의 리더도 이런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시스템에 맡길 수 없는 뚝심 있는 ‘정론’이 등장할 국면은 줄어들었다. 교육, 복지, 의료, 경제정책 등은 보수 대 진보의 맥락에서 많은 논의가 펼쳐지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에 관해서는 다수의 보도가 있으면서도 핵심적인 논의가 퇴화한 것 같다. (2010년대 한국의 일본관_85쪽)
2015년 5월에 발표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이 답한 ‘한·일 관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한국인의 반일 감정’이 16.6퍼센트, ‘한국인의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이 15.2퍼센트로 집계됐다. 이 부분에는 한국인의 건전한 자성이 엿보인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일본에 군사적 위협을 느낀다’는 한국인이 58.1퍼센트로 중국의 36.8퍼센트를 상회했다. “한국은 일본을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는가? 이 여론조사를 세계 사람들에게 보인다면 모두들 놀랄 것이다”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나는 답변할 말을 찾지 못했다. (한국이 알아야 할 중국의 참모습_89쪽)
한국은 중국에 대해 국가적 측면과 개인적 측면에서 상반된 심리가 있는 것 같다. 즉 외교적·이념적인 면에서는 중국을 실제 이상으로 크게 보는 반면, 일상적으로나 실생활적인 면에서는 중국 사람을 수준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중략) 학문적으로나 각계 인사들과의 교류에서나 일본의 중국 이해는 한국보다 훨씬 두텁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한국은 ‘중국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우리 한국 사람이다’, ‘일본은 중국에 라이벌 의식이 강해서 준국을 잘 알지 못한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렇듯 ‘중국을 잘 안다’라는 실태 이상의 자기 확신이 한국의 중국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이는 ‘일본을 잘 알고 있다’라는 과신과 병합해 한국의 외교력을 해치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현대 중국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_184~185쪽)
조선이 청과 군신 관계를 맺은 ‘삼전도의 굴욕’과 ‘삼전도비’는 어떤 것이었나? 예전의 일본인은 거의 몰랐다. 나도 몰랐다. 이제는 알고 있는 일본인이 드물지 않다. 일본의 한 사업가는 내게 “독립문은 조선이 청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당시 그 자리엔 청의 사신을 환영한 ‘영은문’이 있었다.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한국의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더니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인, 그것도 전문가도 아닌 분이 병자호란, 삼전도의 굴욕, 영은문을 알고 있다니.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정말 문제이군요.” (일본이 한국을 역전_190쪽)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민족주의의 위험이나 무서움에 대해 누구보다 통절히 깨달았다. 전쟁 상대국이나 인접국으로 향하던 민족주의의 칼끝이 자신들에게로 겨눠지면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절반쯤 망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전후 일본이 (때로는 과도할 정도로) 민족주의, 국가, 민족을 어둡고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사실은 앞서 몇 차례나 지적한 대로다. 한국이나 중국은 ‘대항(對抗)형’ 내셔널리즘이니만큼, 민족주의의 위험을 알기 힘들고, 오히려 박수를 치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 점이 새롭게 발흥하는 나라의 약점이다(그리고 그 점이 일본에게는 믿기 어려운 시대착오로 보이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치의식과 외교_208쪽)
지금은 한·중·일 3개국 모두 서로의 거리를 파악 못 하고 있다. 일본이 오랫동안 ‘아시아의 후지산(압도적인 톱)’이던 후, 대두하는 한국과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중국은 급성장하는 가운데 심각한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고, 한국은 고도성장 다음 단계로의 이행기로 사회 문제의 스트레스가 강하고 외교는 때때로 공기, 정서에 좌우되곤 한다. (한·일 관계에 빛을 되찾으려면_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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