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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인문/사회/종교]

  • 남북 스파이 전쟁
    남북 스파이 전쟁
    저자 고대훈, 김민상 | 출간 2025.03.31
    정가 23,000원 | 정보 296쪽 / 14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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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장막 뒤에서 펼쳐지는 남과 북의 치열한 첩보전을 파헤친 『남북 스파이 전쟁』(고대훈·김민상 저)이 2025년 3월 말 출간된다. 이 책은 인간 병기로 불렸던 남파간첩 김동식,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전설의 블랙 스파이 정구왕 등 2명의 실존 스파이의 삶을 사건 전문 기자들이 심층 취재한 생생한 추적기다. 남북 간 숨겨진 스파이 전쟁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낸 책이다. 

 

남과 북에서 양성한 두 스파이, 

남파간첩 김동식과 블랙 요원 정구왕의 행적 추적기

 

남파간첩 김동식은 김정일정치군사대학에서 10년간 혹독한 훈련을 거친 인간병기다. 1990년대 서울에 잠입해 지하당을 구축하고, 여성 거물 간첩 이선실을 북한으로 복귀시키는 공적으로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후 두 번째 남파 때 운동권 인사 포섭을 시도하다 체포돼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그의 이야기는 남북 간첩 활동의 긴박함과 비장미를 보여준다.

 

대북공작관 정구왕은 정보사령부 중령 출신으로, 1998년 중국 단둥에서 활동 중 북한에 납치돼 평양에 220일간 감금됐다. 이중 스파이를 자처하며 탈출에 성공한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귀환했다. ‘CKW 사건’으로 알려진 그의 탈출기를 담은 책은 본 도서가 최초이다. 

 

이 책은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남북 스파이 전쟁의 이면을 조명한다. 김동식의 포섭 활동과 정구왕의 탈출기는 첩보전의 긴장감과 인간적 갈등을 동시에 담았다. 할머니 간첩 실화의 주인공인 간첩 이선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분단 현실 속 생사의 줄타기를 한 그들의 발자취는 단순한 무용담이 아닌, 우리 시대에 던지는 교훈이다. 사건 전문 기자들이 발굴한 이 기록은 독자를 특별한 첩보의 세계로 초대한다.

 

중앙일보 더중앙플러스에 연재된 ‘남북 스파이 전쟁 탐구’를 바탕으로 엮은 이 책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스파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며, 분단 현실이 그들의 운명을 어떻게 뒤바꿨는지 성찰한다. 저자들은 “스파이 전쟁은 휴전도 종전도 없는 실존적 문제”라며, AI 시대에도 변치 않는 첩보전의 본질을 강조한다. 두 스파이의 격정적 인생과 남북 대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며, 독자에게 진실에 다가가는 통찰을 선사하는 유일무이한 책이다.

고대훈

1988년부터 중앙일보에서 사회부를 시작으로 파리특파원 · 사회부장 · 수석논설위원 · 기획취재국장을 지낸 기자다. ‘한국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을 다수 취재했다.

 

김민상

200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경제부, 국제부, 사회부를 거쳐 기획취재국에서 일하고 있다. 통일부를 취재하면서 남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 남북 스파이에 대해 집중 취재하고 있다.

들어가는 말 

“요즘도 남북이 스파이 전쟁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1부

인간 병기 남파간첩 김동식

간첩전쟁 

74세 할머니 간첩 이선실 

밤 12시 지령 내린 평양방송 

브래지어 싸들고 잠수정 탄 할머니 간첩 

북한의 ‘혁명 전사’로 길러지다 

서울 사람이 된 평양 간첩 

남한 누빈 공작조 10팀 

포섭 1순위는 SKY 출신 

대선 2년 전 “고은을 포섭하라” 

경찰관 2명을 쏜 남파간첩 

 

2부

북한에 납치된 대북공작관 정구왕

“북한이 26년 전 날 납치했다” 

목숨의 대가로 제안한 ‘이중스파이’ 

위조여권과 평양 탈출극 

김동식· 정구왕 · 수미 테리 

“사우나서 보자”던 협조자 

내게 눈가리개 씌운 조국 

스파이 본능에 만난 리계향 

“1998년 3월 13일, 나를 죽였다” 

정구왕이 26년 비밀 푼 이유

‘간첩이 없다’는 말은 북한을 모르는 철없는 소리입니다. 간첩을 양성하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이 그대로 있고, 문화교류국 등 대남공작기구가 건재하다는 얘기는 뭘 뜻합니까? 지금 이 시각에도 어떤 형태로든 간첩을 길러내고 있다는 확실한 방증 아닌가요? (김동식) P23

 

부산으로 옮긴 이선실은 남로당에 가입해 여맹(여성동맹) 간부로 있다가 북한으로 도주했다. 이후 김일성에게 “조국통일사업에 일생을 바치고 싶다”는 탄원서를 올리고 공작원에 뛰어들었다. 1970년대 일본에 잠입한 그녀는 남한의 전주 출신 재일교포 ‘신순녀’를 북송한 뒤 자신의 신분을 신순녀로 둔갑시키고 호적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합법적인’ 신분 세탁을 통한 침투 루트 개발은 북한의 대남공작 사상 전례가 없는 전무후무한 공적이었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선실은 1979년 북한에서 김일성을 접견했다. P37

 

투도(投刀, 칼 던지기)는 10m 거리에 있는 직경 40㎝ 목표물에 단도를 꽂히도록 하는 훈련이었다. 단도뿐 아니라 젓가락 · 식칼 · 도끼도 투도의 도구로 활용됐다. 임무 수행 중 식당 같은 곳에서 위험한 순간에 직면했을 때 숟가락 · 젓가락 · 포크 등 손에 잡히는 모든 걸 던져 위기를 탈출하는 연습이었다. 학생 대부분은 명사수로 길러졌다. 소련제 TT 권총, AK 자동소총, 소련제 대전차 로켓 RPG-7, 체코제 기관권총을 가지고 각종 자세를 취하며 실탄사격을 수시로 했다. 철탑 꼭대기에 올라 이동하는 목표물을 조준사격하는 저격 훈련도 있었다. 김동식의 경험담이다. 90P

 

김동식이 검거된 10월 24일은 5년 전 김동식에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한 영광의 날짜와 일치했다. 김동식의 15년 대남공작원 생활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은 날이 됐다. 김동식은 남과 북, 모두에게 버림받은 존재가 됐다. 남쪽에서는 부여 경찰서 장진희 · 나성주 경찰관 2명의 생명을 앗아간 흉악한 ‘무장공비’이자 추방해야 할 이방인이었다. 북쪽에선 ‘대남공작원 김동식’은 실체가 없는 유령 인물이자 받아줄 수 없는 패배자였다. P145

 

노신사의 본명은 정구왕(존칭 생략). 그는 1998년 3월 13일 대한민국 대북공작 역사에서 초유의 일로 기록된 ‘CKW사건’의 주인공이었다. CKW사건은 북 · 중 접경지역인 단둥에서 블랙 요원이던 현역 중령이 실종된 뒤 북한에 납치됐다가 귀환한 사건이다. 그의 이니셜을 딴 CKW 사건은 민감한 정보 세계의 명과 암, 실체와 치부가 담겨 있어 이제껏 공개해서는 안 되는 금기였다. P168

 

조국과 가족을 등진 반역자가 되어 북한에 눌러앉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이중스파이로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짜 변절을 제안하고, 북한이 이를 덥석 물면 가능한 절박한 도박이었다. 역용(逆用)공작. 적의 스파이를 포섭해 우리 편을 돕는 이중스파이로 만드는 활동이다. 적의 기밀을 빼내거나 역(逆)정보를 흘려 혼란시키는 데 유용하다. 북한은 정구왕을 역용공작에 활용하려는 속셈이 있는 듯했다. P182

 

북한은 내가 역용공작에 참여하는 이중스파이가 되지 않더라도 서울에 돌아가면 회색인이 될 것이라고 본 듯하다. 신분 노출 탓에 어차피 공작원으로서의 생명은 끝났고, 서울에 북한 억류 중의 행적을 사실대로 말해도 믿어주지 않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내가 한국 사회에 불만 세력으로 편입되고 훗날 대남혁명이 일어나면 동조자의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본 듯싶다. P215

 

공작에는 휴민트(HUMINT·인간정보), 테킨트(TECHINT·기술정보), 오신트(OSINT·공개정보)라는 첩보 수집 수단이 동원된다. 휴민트는 공작원이나 협조자 등에게서 채취한다. 테킨트는 도·감청, 사진, 레이더, 해킹 등 영상이나 신호를 활용한다. 오신트는 언론·자료·인터넷 등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다. P223